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 본업인 연구보다 돈벌이 급급
전수조사 통해 불법행위 책임 묻고 제도개선 해야”

이정문 의원

[금강일보 김인수 기자] 정부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원 상당수가 대학강의 등 ‘투잡’으로 최근 5년간 37억 원의 부수입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절반 이상(53.7%)은 일과 중에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천안병)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 경인사) 및 26개 출연연구기관(23개 연구기관, 3개 부설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경인사 및 출연연 대학강의 현황’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인사 및 출연연 소속 국책연구원 687명이 신고한 대학강의는 총 2467건으로, 전체 수입액은 37억 1867만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고된 전체 대학강의 중 절반이 넘는 1326건(53.7%)은 국책연구원들이 일과시간 중에 나간 강의였으며, 이 중 신고를 지연하거나 아예 신고하지 않은 ‘불법’대외활동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별로는 통일연구원 연구원들이 외부 대학강의 125건 3억 6000만 원으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으며 ▲한국교육개발원(168건 3.4억) ▲한국교육과정평가원(154건, 3.3억) ▲한국행정연구원(111건, 2.8억) ▲대외경제정책연구원(73건, 2.4억) 등이 뒤를 이었다.

일과시간 내 대학강의 비율로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100%(2건)로 가장 높았으며 ▲한국직업능력개발원(86%)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80%) ▲한국보건사회연구원(74%) ▲경제인문사회연구회(73%)순으로 나타났고, 건축도시공간연구소만 유일하게 일과 외 시간만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감사원의 경인사 및 출연연 감사결과에 따르면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은 ‘불법’대학강의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연구회 및 연구기관 운영 표준지침’에 따르면 연구원을 포함한 모든 직원은 대외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반드시 사전에 신고서를 제출한 후 기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상당수 연구원이 이를 위반한 채 지속적으로 대학 출강을 해온 것이다.

대외활동 미신고 주요 사례로는 KDI 연구원 3명은 지난 2015년 국무조정실 감사에서 미신고 대학강의 사례가 확인되어 지적을 받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미신고 대외활동을 통해 수백만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으며, 조세재정연구원 소속 한 연구원 역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미신고 대외활동을 통해 1600만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 연구원들이 본업인 연구는 뒷전이고 돈벌이에 급급”하다며 “연구원이 외부강의 과다하게 수행할 경우 본연의 연구 업무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어 이는 국가 연구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경인사 및 출연연은 부적정 대외활동 문제와 관련해 수차례 외부 지적을 받고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국조실 차원의 전수조사 통해 불법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묻고 허술한 대외활동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김인수 기자 kis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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