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이틀 후 사망한 10대, 비염 외 증상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16일 사망한 인천 거주 17세 고등학생은 알러지 비염을 앓았으나 이외 기저질환은 없었다.

질병관리청은 19일 독감 백신 관련 참고자료를 내고 "사망한 17세 고등학생은 접종 전후 알레르기 비염 외 특이한 기저질환(지병)이나 특별한 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앞서 정은경 질병청장은 정례브리핑에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백신 접종 이후 첫 사망사례인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후 질병청은 2009년 10월 당시 65세 여성이 예방 접종 후 이틀 만에 사망한 적이 있다고 발표했다.

질병청은 “사망한 학생이 맞은 백신은 국가조달물량 백신으로, 신성약품의 컨소시엄 업체에서 배송했으며 해당 제품은 유통과정 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현재 사망한 학생이 접종한 의료기관에서 동일 제조번호 백신으로 접종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3으로 알려진 이 남학생은 접종 전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약 이틀 뒤인 16일 오전 숨졌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이 남성은 이미 숨져 시반(사후 혈액이 아래로 쏠려 시신에 나타나는 반점)과 강직 현상이 나타난 상태였다.

질병청은 "현재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부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질병청은 숨진 남학생이 접종받은 의료기관에서 제조번호가 같은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신고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예방접종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나 '길랭-바레 증후군' 등이 거론된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 약물 등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 분 혹은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감염 등에 의해 유도된 항체가 말초신경을 파괴해 마비를 일으키는 신경계 질환을 뜻한다.

보건당국은 현재로서는 이런 중증 이상 반응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나필락시스는 접종 직후에 일어나며 길랭-바레 등 다른 중증 이상 반응은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다른 임상 소견이 나온다"며 "아직 인과관계를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접수된 접종 후 이상반응은 유료 접종자가 124건, 무료 접종자가 229건이다. 국소 반응 98건, 알레르기 99건, 발열 79건, 신경계(열성 경련 등) 7건, 기타 69건이다. 질병청은 “이 중 백신 유통 및 백색 입자 관련 수거·회수 대상 백신 접종 이상반응 사례 신고는 80건"이라며 "주된 증상은 대부분 국소반응 32건, 발열 17건, 알레르기 12건, 두통․근육통 6건, 복통․구토 4건, 기타 9건 등 경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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