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태 이문고 교사

[금강일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우리 사회 전반이 모두 변했다. 변하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들다. 우리 교육계도 많은 변화를 겪었고 원격 수업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교육이 이제 친숙하기까지 하다. 금년에는 예전에 듣고 보도 못 했던 AI 융합 교육과정, AI 데이터 리터리시 등 교육계에 AI가 등장했다. 그리고 이르면 연말부터 미래 교육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에듀테크 기반 스마트 교육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방부장님 독수리타법,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해야겠어요.”

“저런 독수리타법으로 어떻게 그 많은 보고서를 그렇게 빨리 처리 하신데요?”

얼마 전 교장 선생님과 주변 선생님들이 나를 두고 나누는 이야기이다. 본교가 AI 프로젝트에 이어 2022 새 교육과정을 앞두고 교육부에서 야심 차게 펼치는 에듀테크 시범학교 사업에서 소정의 성과를 올리자 칭찬 삼아 하는 이야기이다. 독수리타법으로 최첨단 AI와 에듀테크의 업무를 보는 것이 그저 아이러닉 하고 신기하다는 눈치이다.

사실, 나는 전형적인 문학도요 기계와 전자에 문외한이다. 전 국민이 다 가지고 다녔던 삐삐하나 사지 않고 그 시절을 그냥 보냈다. 핸드폰 시대가 열렸을 때도 가장 늦게 구입했다. 그런데 지금은 핸드폰 없이는 못 사는 사람, 핸드폰을 하루라도 집에 놓고 오면 가슴 한구석이 허하고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이 됐다.

지금은 핸드폰 다이아몬드 멤버십 회원이다. 30여 개가 넘는 밴드와 단체 카카오톡을 비롯하여 페이스북 등을 넘나들며 시대와 호흡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모르게 행복한 엄지족이 됐다.

또한, 노트북이 교사 개인한테 지급되었을 때에 자진해서 가장 늦게 받았고, 시험문제 원안을 가장 늦게까지 수작업으로 출제했다. 독수리타법은 그때 부랴부랴 얼떨결에 잘못 배운 탓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그 버릇을 아직도 고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보는 사람들이 불편하고 어줍어 보여 자꾸 고치라고 지적을 해 주곤 하지만 나는 그래도 불편함이 없다. 컴퓨터가 주는 문명의 이기에 한없이 고맙고 감사해하며 오늘도 노트북을 껴안고 출퇴근 한다.

물질문명의 이기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불안하기만 했던 기계치. 아직도 기계의 기능들 일부밖에 활용 못 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 현대문명의 이기에 즐겁고 행복하다. 세상이 변하고, 변화된 세상 속에서 삶의 격세지감을 느낀다.

컴맹에서 시작하여 에듀테크 교육을 설계하기까지 성장과 변화를 거듭해 온 나 자신에게 격려해 주고 싶다. 그리고 286 컴퓨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괄목상대하게 발전한 우리의 학교 교육에 경이로움을 표한다. 새롭게 시작될 에듀테크 교육도 처음은 두렵고 힘들겠지만, 이것 역시 곧 익숙해지고 편리하고 풍요로운 더 낳은 미래를 약속해 줄으로 믿는다. 나는 학습자가 주도하는 실감형 디지털 교육이 꽃을 피우는 새 시대의 에듀테크 교육에 디딤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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