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경 홍성도서관장

찰스 두히그의 ‘습관의 힘’

[금강일보] 아침에 출근하면 책상 앞에 앉기도 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커피를 마시는 일.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상으로 돌아오면 그때서야 주변 정리를 하고 업무를 시작한다. 어쩌다가 다른 급한 일이 생겨서 아침 커피를 못 마신 날이면 무언가 중요한 일을 잊은 듯 마음이 불안하고 업무에도 집중이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매일 오후 4시 즈음해서 갖는 커피 타임까지! 3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다 보니 꼭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자연스럽게 체화되어 저절로 몸과 마음이 반응하게 된 것 같다. 반복된 행동이 일상을 만드는 것, 이게 바로 습관일 것이다.

저자 찰스 두히그에 따르면 아침에 잠을 깨고 나서 가장 먼저 무엇을 하는지, 세수할 때는 먼저 세수하고 나서 이를 닦는지 이를 먼저 닦고 세수를 하는지, 책상에 앉으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는지 등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선택들이 신중하게 생각하고 내린 결정의 결과물로 여겨지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대부분의 선택이 ‘습관’이라고 한다. 하나하나의 습관이 그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지만 매일 먹는 음식, 얼마나 자주 운동하는지, 생각과 일과를 어떻게 정리하는지 등이 결국에는 건강과 생산성, 경제적 안정과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반복되는 행동이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 이것이 바로 ‘습관이 가진 힘’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습관은 변화하면 좋고 안 해도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성공과 실패, 삶과 죽음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습관을 바꾸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쉬운 일임을 깨닫게 된 것 또한 이 책에서 얻은 큰 소득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마음속으로 ‘올해는 꼭 운동을 시작해야지’, ‘몇 킬로그램만 꼭 빼야지’ 다짐을 하곤 하지만 게으름과 모임, 회식 등을 핑계로 미루기를 반복해오곤 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운동 부족과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성인병이 하나 둘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운동하는 습관을 기르고 식습관을 바꾸려고 해봤지만 노력이 부족한 탓인지 항상 실패만 했었다. 그런 만큼 오랫동안 길들여졌던 습관, 특히 나쁜 습관은 더욱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던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게으름이나, 나태 등 인간의 본성을 이겨내고 건전한 습관을 형성하고자 노력하는 습성이 존재한다고 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살을 빼고, 일을 더 잘하고, 더 나아가 사회를 개혁하는 등의 누구나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그 일들의 중심에는 바로 습관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윤민경 <충남 홍성교육지원청 홍성도서관장>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