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80대 남성 생애 첫 독감 접종 받고 숨져
똑같은 백신 맞은 70대 여성도 의식불명
전문가들 “백신 문제일 가능성은 낮다” 판단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대전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80대 남성이 숨지고 같은 회사 백신을 맞은 70대 여성이 중태에 빠지는 등 전국적으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연이어 등장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상온노출에 이은 백색입자 발견 등 백신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빚어진 일이라 상당히 찜찜해 하는 시민들이 적잖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과 사망 원인 연관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인천과 전북 고창, 대전의 사망자 모두 다른 백신을 접종받은 데다 이들과 같은 백신을 맞은 시민들에게선 별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 등에서다. ▶관련기사 3면

의료계에 따르면 서구 관저동에 거주하던 사망자 A(82) 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 10분경 쓰러진 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약 1시간 이후인 오후 3시경 숨졌다. A 씨는 지난 19일 오전 10시경 동네 내과의원에서 독감 백신 주사를 맞았으며 접종 받은 백신은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로 앞서 상온에 노출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물량은 아니다. 다만 평소 기왕력이 없던 A 씨가 코로나19 우려로 생애 첫 독감 접종을 했고, 그 이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에도 사망했다는 점, 한국백신에서 제조한 백신을 맞은 유성구 지족동 거주 70대 여성이 접종 이후 구토증세를 보이며 바로 다음날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점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역 의료계 내부에서 사망 원인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백신의 영향이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전 B 병원 관계자는 "아나필락시스 쇼크라는 게 있다.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급작스럽게 일어난 어떤 현상으로 인해 혈관이 확장돼 기도를 막거나 혈압이 확 떨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런 경우에는 백신과의 연관성이 있을 수도 있으나 굉장히 드문 경우"라며 "대부분 2시간 이내에 쇼크 반응이 일어나는데 A 씨의 경우에는 백신을 맞고 나서 사망하기 전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하니 백신때문에 숨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추측했다. 대전 유성구 소재 C 병원 관계자의 의견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그는 "예방 접종 후 신고된 이상반응 사례와 접종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 더 지켜봐야겠지만 2000년 이후를 통틀어 독감 백신 합병증으로 사망한 사례는 지난 2009년 65세 여성의 경우 뿐"이라며 "열이 나거나 조금 피곤하거나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면 접종을 미뤄도 괜찮을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독감 백신을 맞아도 별 부작용이 없었던 분들은 그냥 접종을 해도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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