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출근 안 한 뒤에야 부랴부랴 감사 착수 ··· 횡령 정황 포착

[금강일보 황인경 기자] 상호금융조합들이 갖은 횡령 사건으로 조합원들의 실망을 사고 있는 가운데 서천의 한 축협에서 또 다시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농·축협 횡령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내부감시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내부비리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서천축협은 직원 A(56) 씨가 사료대금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축협에 따르면 A 씨가 갑자기 연락을 끊고 보름동안 출근하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겨 자체감사를 실시한 결과 A 씨가 사료 판매대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

감사 결과 A 씨는 사료를 판매한 뒤 입금액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2013년 이후 최근까지 수천만 원 정도를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A 씨는 실종된 지 보름이 지난 20일 군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군산경찰서 비응파출소에 따르면 A 씨는 차안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직원의 변고가 발생한 뒤에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는 등 서천축협의 허술한 감시체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A 씨는 축협에서 순환보직을 하지않고 7년 가까이 같은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기간 동안 여러차례 중앙회 감사, 자체감사를 받았지만 축협은 횡령정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서천축협 조합원들은 ”규정상 순환보직이 이뤄져야함에도 한자리에 7년 동안 근무를 했다는 건 명백한 관리감독 소홀이며 직무유기”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축협 관계자는 “축협 사료 매출규모가 1년에 70억 원에 달하는 데 거래 장부상 하자가 없어 A 씨의 횡령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농·축협은 2년에 한차례 중앙회 정기 감사, 1년에 한차례 자체 정기검사, 수시감사 등을 실시한다. 그럼에도 각종 직원 내부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본분을 망각한 채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축협은 두 눈 뜨고도 이를 발견하지 못하는 허술한 관리 감독으로 구성원들의 비리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 조합장의 업무 능력에까지 의문의 꼬리표가 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이면복 서천축협 조합장은 “관리감독 부실 책임이 있는 만큼 죄송하다. 조합장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겠다”며 “조사결과 정확한 횡령액이 확인이 되면 직원 자체보험·퇴직금으로 손실분을 해결한다. 조합의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천=황인경 기자 1127newsi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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