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생명의숲, 대덕중서 학교 숲 해설
학생, 나무의 시간으로 자아 고찰

대덕중 1학년 학생들이 목련나무를 관찰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대덕중 1학년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소망을 담은 드림캐쳐를 만든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나무처럼 우직하게 성장해 저만의 꿈을 이루고 싶어요.”

따뜻한 봄과 무더운 여름, 선선한 가을 그리고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다시 푸른 옷을 입는 나무. 식재된 묘목이 땅 속 깊숙이 뿌리를 내린 뒤 초록잎을 피워내기까지의 과정은 아이들의 성장기와 닮아있다. 이런 나무의 특질을 통해 삶과 진로를 고찰해보는 건강한 배움의 장이 열려 눈길을 끈다. 대전·충남생명의숲이 운영한 ‘나무의 시간을 통해서 나의 성장. 그리고 꿈(진로)’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학교의 숲과 생태로 스스로의 삶을 비춰보는 프로그램은 한창 꿈이 무럭무럭 여무는 대전 대덕중학교 1학년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지난 16일 실시됐다.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자리잡은 각양각색의 나무들을 둘러보며 진로탐색을 하고, 인성을 함양했다.

학교 숲에는 다양한 종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늘푸른 소나무부터 노란빛과 빨간빛으로 물든 단풍나무까지 이날 강사들은 학생들에게 단풍·모과·느티나무, 목련, 무당거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시애틀 추장 인형 및 드림캐쳐 만들기 등 다채롭고 풍성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학생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선물했다.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퀴즈 형식으로 운영됐다. “나는 속살이 노랗습니다. 밀리터리를 입고 있어요. 누구일까요?” 정답은 넓은잎나무인 모과나무다. 매년 5월이면 화사한 분홍빛을 머금은 꽃을 피우는 모과나무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우리와 함께해 왔다. 생김새는 독특하지만 다양한 곳에 사용되고 있는 모과나무의 이야기는 학생들에게 큰 영감을 줬다.

윤상진 군은 “학교에 나무가 많다는건 알았지만, 향이 좋은 모과나무가 있는 줄은 몰랐다”며 “개성있는 모습의 모과나무가 유용하게 사용된다는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나의 모습도 떠올려 봤다. 앞으로 한 번씩 더 관심을 갖고 쳐다볼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목련나무와 느티나무가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잎과 작은 꽃봉오리가 함께 매달려있는 목련나무는 잎이 모두 떨어지고 나면 작고 여린 꽃봉오리 홀로 혹독한 겨울을 강하게 이겨내고 봄이 오면 비로소 하얀 꽃을 피워낸다. 느티나무 역시 30~50년이 흘러야 비로소 매력을 보이듯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한다.

신재민 군은 “학교에 있는 나무들의 생김새와 의미를 자세하게 배워볼 수 있었다”며 “오랜 시간이 흘러야 빛을 발하는 느티나무처럼 천천히 차근차근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먼 훗날 나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낼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대전충남생명의숲은 학생들이 나무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길 소망한다.

고영숙 대전충남생명의숲 강사는 “자연을 관찰하고 이를 자신의 삶에 대입함으로써 학생들이 치열한 과정을 이겨내고 마침내 자신이 꿈꾸던 것을 성취하길 응원한다”며 “단풍나무처럼 학생들이 각자의 모두 다른 색을 천천히 드러내 서로 존중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글·사진=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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