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출근·자율좌석·재택근무 잇달아
쉽사리 도입 못하는 영세中企 도와야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위기에 발맞춰 일부 충청권 기업에서 조직문화 혁신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 경쟁력이 높아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헤쳐갈 묘책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자금난이 좋지 않은 영세 중소기업들은 쉽사리 도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조직문화 혁신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조직문화를 가장 앞장서 변화시킨 곳들은 대기업과 IT기업들이다. 막대한 자금력과 IT 인프라를 토대로 출근 자율화와 재택근무를 도입함으로써 업무효율을 높이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다. 감염 위기가 장기화되자 충청권 기업에서도 조직문화 혁신이 전개되고 있다.

일례로 CNCITY에너지는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구축한 뒤 전 직원에게 노트북과 패드를 지급해 자율좌석제를 시행한 결과, 자유로운 업무환경이 정착돼 업무 몰입도가 커지고 대응 속도가 빨라졌다. 또 현장출퇴근과 시차출퇴근제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갖춰 비대면 업무를 정착시킴으로써 감염 위기를 극복해왔다.

CNCITY에너지 경영기획팀 김규식 매니저는 “조직문화 혁신은 사실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계획한 것이다. 과거의 직급체계를 없애고 팀장·팀원 등 수평적 체계로 전환해 서로 ‘님’ 호칭을 사용하는 등 인식 변화에도 주력한 덕분에 혁신적인 업무시스템이 거부감없이 자리 잡게 됐다”고 긍정 평가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금산공장도 지난 2017년부터 ‘님’ 호칭을 사용한 데다가 직급체계를 수평적으로 변화시켜 더욱 업무에 몰입할 여건을 마련함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매출 피해를 극복하고 있다. KT&G 신탄진공장도 출퇴근 시간을 달리하는 시차출퇴근제와 함께 지난 11일까지 행정 직원의 50%는 재택근무로 교대 근무함으로써 감염 확진을 막아냈고 영업부서는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영업할 수 있는 언택트 업무시스템을 적용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또 골프존은 직원들의 내부 활력을 높이는 것에 방점을 찍어 사옥 내 골프 라운드와 골프 레슨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스크린 시스템을 갖췄으며,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도록 요가·PT 등 다양한 피트니스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가족 골프레슨 지원 프로그램인 ‘G-Golf Care’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조직문화를 혁신할 여유가 없어 고용난 악순환에 타개하지 못 하고 있다. 자금력이 좋지 않은 데다가 고용인원이 적어 투자 의욕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사업주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찾아올 변화에 뒤따라가지 못할까 봐 두려움을 갖고 있다.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고 싶어도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시와 관계기관이 조직문화를 성공적으로 바꾼 우수기업을 모범 사례로 지정해 멘토로 연결해주고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지원자금도 제공해준다면 기업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요청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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