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출신 박명순 작가, 산문집 ‘안녕, 개떡선생’ 출간

 

[금강일보 최일 기자] “교육 현장에서 땀을 쏟고 있는 이 땅의 모든 학생과 교육자, 학부모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자화상이자 마음의 스승이었던 개떡선생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하고 싶네요.”

코로나19라는 신종 전염병으로 어수선한 2020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독서의 계절 가을. 1년 전 이맘때 천안여중에서 명예퇴직을 한 교사 출신 작가 박명순이 산문집 ‘안녕, 개떡선생’(도서출판 삶창)을 출간했다.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평범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박명순의 산문은 저자 자신의 삶과 구체적 생활 속에서 길어낸 맑은 샘물 같다. 30여 년의 교사 생활을 마치고 돌아보는 과거는 그래서 빛바랜 사진이 아니라 생생하게 현재를 향해 걸어오는 발자국과도 같다.

학생들 앞에서 자유롭고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고 싶었던 ‘개떡선생’ 박명순은 교사로서 겪었던 일들과 감정들을 담담히 풀어놓았다. 학생들과 교사들, 자신에게 영향을 줬던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학교생활의 자잘한 일상을 통해 교육관을 다져온 그의 소박한 자세는 그에게 교사로서의 삶과 작가로서의 삶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 됐다.

이 책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미지와 주장만 횡행하는 현실 속에 조단조단 들려주는 듯한 저자의 작은 이야기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이야기를 하고 싶어지게 한다. 박명순의 이야기는 과잉된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 않고, 자신이 겪은 경험과 느낌을 그 당시의 감정을 되살려 말할 뿐이다.

“평범한 사연들을 주목하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거대 서사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곤 했던 소소한 이야기들이 중심 언어가 되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그런 세상의 변화 속에서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저의 이야기는 한갓 민초의 물음표이며 넋두리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보았음직한 꿈과 자화상이며, 어쩌면 숨기고 싶었던 ‘내 안의 나’일 수도 있습니다.”

조치원 신흥동에서 건어물 가게 8남매의 맏딸로 태어난 박명순은 유구·장기·공주·봉황·청양중학교 등에서 국어교사로 교편을 잡았고, 공주대와 순천향대에서 국어교육학, 현대소설 등을 강의했다. 현재 충남작가회의 독서모임 ‘간서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채만식 소설의 페미니즘 연구’로 공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저서로 산문집 ‘아버지나무는 물이 흐른다’, 영화 에세이 ‘영화는 여행이다’, 평론집 ‘슬픔의 힘’ 등이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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