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한남수 기자] 충남도가 이미 공모를 통해 선정한 광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광역센터)를 놓고 부실경영이 예상된다며 전면 재검토를 고려하고 있자 부여군이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광역센터사업은 도내 초?중?고와 공공기관에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농산물을 제공하기 위한 사업으로 지난해 6월 아산시, 당진시 등 6개 시?군이 참여해 열띤 경쟁을 벌인 결과 부여군이 선정됐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도비 175억 원 등 총 197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부여군 남면 옛 남성중학교에 조성할 계획으로 부여군이 약 14억 원을 들여 해당 부지를 매입한 상태다.

하지만 충남도가 용역에서 공공급식 수여 예측이 과다하게 설계된 부분이 있고 천안중부물류센터, 금산국제종합유통센터와 같이 실패 사례도 있다며 재검토에 나섰다.

이에 부여군은 이미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업이고 공모전에 이미 용역을 통해 검증과정을 거친 사업인데 갑자기 수요예측의 과도한 설정, 사업실패 예상 등을 운운하며 재검토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리면서 정치적인 판단이 작용된 것이 아니냐며 우려했다. 그리고 충남도 차원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박 군수는 26일 오전 예고 없이 군청 기자실에 들러 “지난 21일 양승조 지사를 방문해 협조를 요청했고 양 지사는 광역센터의 차질 없는 추진을 약속했다”고 전제한 뒤 만약 이 사업이 좌초될 경우 그에 따른 대응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도는 지난해 11월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올해 5월에는 추경을 통해 광역센터 설계비 8억 6000만 원까지 확보한 상태다.

그럼에도 도는 ▲공공급식 수요예측을 1일 67만 명으로 과도하게 설정, ▲광역센타 의무적 이용 강제수단 없어 성공 담보 불가 ▲시군에서 이용시 물류비 추가 소요 ▲국비지원없이 순도비 투입 재정 부담 등의 이유로 사업 추진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도는 광역센터를 조성할 경우 천안중부물류센터나 금산인삼센터와 마찬가지로 실패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부여군은 ▲도내산 공급체계 구축 ▲물류전문조직 선정 운영 ▲전담조직 구성운영(재단설립 불필요) ▲도민건강증진 및 도 농업인 소득 향상기여 등을 내세우며 차질없는 추진을 요청했다.

일단 양 지사와 박 군수와의 면담을 통해 부여군의 요청을 양 지사가 받아들였지만 여기에는 재 연구용역 또는 부여군에서 실시하는 방안을 전제로 하고 있어 말썽의 소지를 남겼다.한마디로 충남도는 사업 진행에 앞서 진행한 용역 결과가 잘못된 만큼, 무리하게 광역센터를 추진할 순 없다는 얘기이고 부여군은 양 지사는 공약 이행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사업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박 군수는 “광역센터와 시?군 급식센터가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며, 우리 군에 광역센터가 오면 친환경농산물 계약재배를 통해 그 물량을 커버하려 했던 것”이라며 “그럴 경우 군은 물론 충남지역 친환경농업인들의 소득과 농산물 품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군수는 또 “도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기획해서 용역을 준 뒤 공모까지 해 놓고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니 대체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은 근거가 미약한 얘기”라고 주장하면서 “기본적으로 이 사업은 도가 하는 것이고, 만약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면 유통 경험이 많은 우리 군이 하겠다는 말씀도 드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군수는 “도가 광역센터 사업을 포기하고 다른 사업을 발굴해보자고 제안했다”면서 “이는 어떤 세력들의 입김이 작용되는 것 같고 지사는 정무적인 판단으로 결정해서는 안된다. 그럴 경우 큰 저항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박 군수는 “중요한 것은 광역센터가 학교급식이라는 공공성을 가진 사업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하면서 “비록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더라도 미래세대를 위한 사업인 만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관련해 도 농식품유통과 관계자는 “용역 결과를 보면 농산물 매출이 420억 원 정도에 운영비와 인건비 20~30억 원을 도비로 지원할 경우 연간 3~4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비 지원이 없는 순수 도비 사업으로는 재정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용역에서 과다하게 설계된 부분이 있고 천안과 금산에서 유통센타의 실패 사례도 있는 만큼 잘 보완해서 성공할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다.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부여=한남수 기자 han6112@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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