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아’, 다문화 감수성 고취
‘다올’, 청소년 또래문화 형성
학생·학부모 모두에게 긍정적 효과

 

[금강일보 김지현 기자] 마을학교의 뚜렷한 교육철학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교에선 미처 배울 수 없었던 주제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한 마을학교들이 저마다의 특색을 살려 효과적인 교육을 펼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면서다.

이런 가운데 세종시교육청이 지원하는 특별한 마을학교가 눈길을 끈다. 다문화 감수성을 키우는 ‘마·세·아 마을학교’와 청소년들의 또래문화 형성 및 지역사회 활동을 펼치는 ‘꿈이 움트는 다올 마을학교’가 바로 그것이다. 관내 마을 배움터를 통해 학생들에게 협동과 존중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있는 교육 현장을 들여다본다.

 

세종 관내 학생들이 다올 마을학교에서 협동심을 키우는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세종교육청 제공

 

세종 관내 학생들이 다올 마을학교에서 3D프린팅에 대해 배우고 있다. 세종교육청 제공

◆ 다문화 감수성이 움트는 ‘마·세·아’

‘마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학교입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마·세·아는 지난 2017년 처음 문을 열었다. 다문화 감수성 키우기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하는 것은 이듬해인 2018년부터다.

마·세·아 마을학교는 방과후 학교와의 차별성을 키우기 위해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흥미를 고취할 수 있는 특별한 교재·교구를 제작했다. 특히 3년차 마을학교를 운영하면서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교육도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에 발맞춰 올해는 부모교육도 함께 실시했다.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마주하면서 밴드를 개설해 영상 강의로 부모교육을 펼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1기 중국(1~2학년)·베트남(3~6학년) 다문화 감수성 키우기 프로그램은 강사들이 강의를 제작해 밴드에 공유하고 대상자들의 활동 내용을 사진이나 글로 올리는 형태로 운영, 24명이 수료했으며 2기는 중국(3~6학년)·베트남(1~2학년)으로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키며 대면 수업으로 진행해 20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현재 3기 과정을 진행 중이다. 3기 과정은 말레이시아(1~2학년)·필리핀(3~6학년) 수업이며 약 20명의 학생이 수료할 예정이다. 마지막 4기는 소그룹으로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외부로 나가 방역수칙을 지키며 체험형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부모교육은 1·2기 말레이시아 다문화감수성교육, 마크라메 공예 비대면 수업으로 재료 꾸러미를 나눠 준 후 밴드의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학부모들은 자녀와 함께 가정에서 말레이시아 음식을 만들어 보며 다양성을 느꼈으며 마크라메 공예를 만들며 영상으로지만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마·세·아는 향후 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할 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목표다.

 

마·세·아 마을학교의 강사와 학생들이 필리핀 전통놀이인 송카를 하고 있다. 마·세·아 마을학교 제공

◆ 청소년 ‘꿈이 움트는 다올’

꿈이 움트는 다올 마을학교는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꿈이 움트는 다올 마을학교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또래문화를 형성하고 지역사회 활동으로 자신이 살고있는 마을에 관심을 가져보며 마을이 아이들의 진정한 배움터가 되게끔 하는 게 주목적이다. 마을학교의 이름 역시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성장해 자신의 역할을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선순환적 구조의 마을교육공동체를 구성하자는 의미를 내포한다.

다올 마을학교 프로그램은 역사전문가(융합), 플로리스트, 3D프린팅, 나도CEO(창업) 과정 등으로 주로 탐방, 외부 체험을 해야만 하는 수업이었으나 올해는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을 축소했다. 역사전문가과정에서 탐방 프로그램은 포기하고 융합프로젝트의 창작물을 새롬동공공도서관과 연계해 특별기획전을 기획하고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아동 옹호 캠페인 참여 등 코로나19로 인한 제한된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지역사회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서로 소통·협력·성장하는 의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올해 학교와 마을을 잇는 첫 걸음마를 뗀 마을학교는 그 걸음이 디딤돌이 돼 학교의 울타리를 넘나들고 마을의 경계를 허물면서 온 마을이 하나가 되는 마을교육공동체가 돼 지속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세종 관내 학생들이 마·세·아 마을학교에서 필리핀 전통춤을 배우고 있다. 김지현 기자
세종 관내 한 학생이 마·세·아 마을학교 말레이시아 다문화 감수성 키우기 프로그램에서 종이봉투를 만들고 있다. 김지현 기자

◆ 마·세·아 현장속으로

다문화의 매력에 빠져보는 특별한 배움의 장이 열렸다.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와 음식, 전통놀이 등을 알아보는 마·세·아 마을학교의 다문화 감수성 키우기 프로그램에서다.

매년 증가하는 다문화가정은 이웃으로, 때론 친구로 지역사회 곳곳에서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그렇기에 틀린 것이 아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우리 사회는 비로소 다문화가정과 융합하고 하나가 된다. 이러한 시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문화가정을 이해하는 마음이 가장 먼저 필요할 것이다.

지난 24일 세종 관내 1~4학년 초등학생들은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의 전통놀이·의상, 학교생활 등을 배우고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며 다문화가정의 사고와 생활 태도를 익히고 다문화 감수성을 함양했다. 이날 수업에선 초등 1~2학년과 초등 3~4학년을 대상으로 말레이시아·필리핀 다문화 감수성 키우기 프로그램이 실시됐다.

말레이시아 수업에선 현지 강사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생동감 있는 수업을 펼쳤다. ‘슬라맛 하리 라야(Selamat Hari Raya)’ 라마단을 잘 마친 후 건네는 인사다. 강사가 말레이시아의 전통집과 전통의상을 설명한 후 ‘하리 라야 푸아사’, ‘라마단’ 등 말레이시아의 명절을 차례로 소개했다.

강사는 어린 학생들의 완벽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세뱃돈을 담아주는 봉투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이끌었다. 학생들은 초록색 봉투 위에 ‘쿠에’, ‘나시 르막’ 등 말레이시아의 음식과 국기 등 대표적인 것들을 색연필과 스티커를 이용해 그려넣었다.

필리핀 다문화 감수성 키우기 활동에선 3~4학년 학생들이 전통놀이 체험에 푹 빠져있었다. 필리핀의 전통놀이는 우리네 놀이와 닮아있다.

새뜸초 4학년 이유빈 양은 “필리핀의 전통놀이인 송카와 잭스톤, 전통춤에 대해 알아봤는데 우리나라의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등과 비슷해 굉장히 즐거웠다”며 “필리핀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는데 전통음식을 만들어 보며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만족해했다.

마·세·아 마을학교는 아이들이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성장하길 희망한다.

최영화 마·세·아 마을학교 대표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감수성과 가치관을 함양하며 서로 이해해야 함께 할 수 있다. 특히 가정에서도 다문화 감수성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서로 다른 문화를 갖고 있지만 존중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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