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공동체연구원장·한밭대 교수

 

코로나19가 10개월 지속되자 세계는 비대면 시대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밖으로 나가 쇼핑을 할 필요도 없고 학업은 물론 회사일도 집에서 해결한다. 외출을 자제하며 필수적인 일부 업종을 빼고는 대부분 개점 휴업상태이다. 비대면 상태가 지속되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각종 지원정책을 쏟아내며 코로나19만 종식되면 원상으로 회복될 것처럼 참아내자고 주문한다. 과연 그럴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는 4차 산업시대를 앞당겼을 뿐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시대의 특징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사물인터넷이 주도하는 사회를 말한다. 다시 말해 사람간 관계로 해결하던 여러 현상들이 사물 간 판단과 행동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없이 운영되는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공장, 스마트농업, 드론택배, 무형의 사무실에서 유무형의 로봇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므로 현재와 같은 대면 접촉의 필요성이 사라진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다. 교사를 통한 지식전수 교육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지식은 인공지능 로봇에 의존하게 돼 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변화해 사물로봇과 대화하는 교육이 주가 되고 틀에 박힌 교실의 개념이 사라질 것이다. 로봇 선생님을 모시고 4차산업 시대를 학습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일상의 대부분은 유무형의 로봇에 맡겨져 사람의 일상이 감시되고 통제되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 분야의 대응이 너무 늦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원상회복 된다며 기다리자고 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넜다. 서둘러 교실위주의 집합교육, 지식전달 중심의 일방향 이론교육에서 벗어나 4차산업시대에 필요한 교육을 해야 한다. 인공지능 로봇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지금의 전통적 지식보다 10배는 더 똑똑하게 살아갈 것이다.

상용화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미 이동수단에서 벗어나 사무실 겸 카페, 숙소 등 다양한 복합기능을 해 공간의 구속을 해방시킬 것이다. 인간의 의식주와 여가를 위한 생산활동은 로봇이 담당해 노동시간이 대폭 감소되므로서 시간의 구속에서도 해방된다. 앞으로는 현재와 같은 일상은 대부분 감소하고, 개인의 휴식과 여가, 명상, 여행, 건강 등 개성을 살리는 산업이 증가하고 사람간 이해 충돌이 증가해 사람과 사물을 통제하는 법과 제도는 더욱 엄격해 질 것이다.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나. 인공지능 로봇으로 지식과 공간과 시간의 제약 또는 개인 간 차이에서 경쟁하며 살던 현재의 사회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므로 새로운 사회를 리드하고 적응할 인격을 형성하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첫째, 온라인 교육을 더 활성화해야 한다. 불과 몇 개월 동안의 변화이지만 이미 교수가 영상을 촬영해 일방적으로 시청하는 강의방식에서 실시간으로 질의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심지어 예체능 수업이나 실습조차도 집에서 체험형으로 하고 있다. 물론 모두를 물리적 현실 체험으로 할 수 없겠으나 가상현실 또는 증강현실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실제 체험보다 높은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학생들도 수강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하고 학습수준에 따라 반복청취, 유사 강의 수강 등으로 온라인 수업을 선호한다. 앞으로 교실수업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교육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몰입도 높은 디지털콘텐츠를 개발해야 하고,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통한 학생별 개인 맞춤형 디지털 멘토를 활용해야 한다. 현재의 교실중심 표준화 집단 교육으로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둘째, 기성세대가 변해야 교육이 산다. 이미 4차산업 시대로 깊이 들어가고 있는데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근대적이다. 요즘의 학생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친숙한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서 수용할 자세가 되어있는데 교사나 학부모 등 기성세대가 변하지 않고 있고 교육당국이 혁신을 막고 있다. 기존의 지식교육 콘텐츠를 과감히 교육로봇에 내어주고, 지식보다는 지혜, 인성, 교감과 협력 그리고 사람들 또는 사람과 사물 간의 소통교육에 주력해야 한다.

셋째, 교육도 산업이다. 정부의 뉴딜사업으로 교실의 디지털 환경은 크게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물리적 외형보다는 콘텐츠가 변해야 한다. 그동안 시장 독점적 공교육에 의존하다보니 교사나 교육 콘텐츠의 혁신에 한계가 있고 정부의 투자가 미흡했다. 비대면 시대에 교육시장은 빠르게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날 것이다. 정부가 적극 투자하지 않는다면 민간 교육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학생들의 상대적 교육격차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비대면 수업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습을 소홀히 할 때 누군가는 엄청난 첨단교육을 받고 있다. 공교육을 위한 콘텐츠와 도구의 혁신에 투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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