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국장

누구나 큰 희망을 갖고 시작한 올해도 이제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다. 굳이 인터넷 검색이나 자료를 찾아보지 않아도 올 해 가장 유행한 단어는 ‘코로나19’일 것이다.

지난 1월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9개월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각종 모임이나 문화행사를 하기도 힘들고, 전통적으로 대면 문화가 중심이었던 우리나라도 비대면사회로 전환되면서,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코로나로 인한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경계해야 하지만, 이제 한편으로는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이를 ‘마음방역’ 또는 ‘심리방역’이라 부르고 있다. 이러한 심리방역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10월 10일은 1992년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정신건강연맹이 정한 ‘세계정신건강의 날’이었다. 정신건강이란 단지 정신적 장애가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서 만나는 정상적인 스트레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생산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그들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

대전시도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매년 세계정신건강의 날에 맞춰 각종 행사를 마련해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고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장기화되면서 나타나는 코로나 우울 극복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 우울은, 우선 코로나에 감염되어 자신과 가족들에게 건강상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혹시라도 부주의하고 조심하지 않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첫 번째이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외활동과 대인관계가 줄어들면서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우울해지면서 가중되는 현상이다.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어지고, 두통·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있다. 대개는 아주 심하지 않지만, 오래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발전하고 극단적 상태로까지 악화될 위험도 있다.

코로나 우울을 예방하고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면서도 가급적 일상적 활동을 찾아가는 노력이 중요하고, 그런 가운데 자신의 심리적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심리방역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신건강 분야의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7가지 심리방역 백신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자기 자신을 격려하기,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좋은 일 하기, 방역 수칙 실천하기, 가짜뉴스에 속지 말고 제대로 알기, 끝이 온다는 희망을 갖기, 보건소·선별진료소 등 도움 받는 법 알아두기, 감정과 사고, 가정과 일 등 균형을 유지하기 등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우리 모두가 지쳐있는 시점에서 불안과 우울은 누구나 겪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과 가벼운 운동 등 건강하게 생활하려고 하는 노력과 긍정적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지금은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끝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우리 주위를 둘러보고 살펴보는 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아울러, 정신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1577-0199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상담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비록 코로나19 백신은 없지만, 심리방역 백신은 언제든지 실천할 수 있는 만큼 지금 당장 실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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