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팀, 2020년 한국기상학회 가을학술대회서 발표

 
취약그룹의 건강 영향 심각도를 고려한 영향 수준 구분. 한국기상학회 제공

[금강일보 이건용 기자] 폭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취약그룹별 건강 영향 심각도를 고려해 폭염 영향을 각 취약그룹별로 외래진료환자 발생 단계부터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이 개발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팀(책임 채여라 박사)은 폭염 취약그룹에서 폭염으로 인한 외래진료환자와 응급 입원환자, 사망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기반으로 취약자별로 폭염 영향을 외래진료환자 발생 단계부터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폭염의 영향이 가벼운 건강 영향에서 심각한 건강 영향으로 심화되어가는 과정과 여러 취약그룹으로 확산하는 과정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한 것.

지금까지 폭염 영향 예측 모형은 주로 외인사 외 모든 사망자에서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자가 나타나는 경향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폭염 영향 예측 모형은 사망에 이르기 전에 발생하는 외래진료환자나 응급 입원환자를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또 사망자에 대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모형을 개발했기 때문에 각 취약그룹별 영향을 예측하기도 어려웠다.

연구결과는 28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2020년 한국기상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우선 폭염이 건강에 미치는 심각도를 산출하기 위해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나타나는 외래진료환자와 응급실 경유 입원환자, 사망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분석했다. 그리고 각 심각도에서 비슷한 규모의 환자나 사망자 증가가 나타나는 기온을 찾아냄으로써 어느 정도의 기온에서 비슷한 규모의 환자 또는 사망자 증가가 나타나는지 모형화할 수 있었다.

동일한 방식으로 고령자, 야외노동자, 만성질환자 등 각각의 취약그룹에서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증가하는 기온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각 취약그룹에서 폭염의 영향이 나타나는 기온을 정의할 수 있었다. 기온 상승에 따른 건강 영향의 증가는 온도반응계수(TRC, Temperature Response Coefficient)를 이용해 분석했다.

온도반응계수는 여름철 일별 질환자 또는 사망자 수와 여름철 전체 평균과의 차이를 이용해 산출한 값이다. 예를 들어, 33도씨 이상에서의 일평균 사망자 수와 여름철 일평균 사망자 수 사이에 차이가 30도씨 이상에서의 차이보다 크다면, 온도반응계수는 30도씨보다 33도씨에서 더 높은 값을 갖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취약그룹의 건강 영향 심각도를 고려해 5단계(Level0 고온의 영향이 나타나지 않은 때, Level1 취약그룹에서 외래환자가 증가할 때, Level2 외래환자 증가 이후 응급 입원환자 증가가 나타나기 전, Level3 취약그룹에서 응급 입원환자가 증가할 때, Level4 취약그룹에서 사망자가 증가할 때)의 폭염 영향 단계를 제안했다.

이번에 개발된 모형은 동일한 Level 내에서도 각 취약그룹별로 폭염 영향에 대한 정보를 다르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고온에 노출될 경우 외래환자에서는 야외노동자 그룹에서 먼저 환자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응급 입원환자에서 고령자의 증가가 나타날 때는 고령의 사망자도 함께 증가한다는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제안하는 모형은 취약그룹과 건강 영향의 심각도를 추가하는데 용이하고, 동일한 단계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그룹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이는 심각도에 따른 폭염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취약그룹에 맞춤형 폭염 영향 예보를 수행하는데 매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기상청의 ‘자연재해대응 영향예보 생산기술 개발’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향후 기상청의 폭염 영향 예보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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