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1개 중 최대 12개 자리 지켜
도로 신설 계획은 보류하기로

[금강일보 신익규 기자] 대전 동구 소제동 철도관사촌의 운명이 ‘절반 보존’으로 일단락됐다. 일부는 보존하고 일부는 이전하는 방식을 통해 철도관사촌에 남아있는 명맥을 유지하겠다는 거다.

대전시는 29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도시재정비심의위원회를 열고 삼성4구역 재정비 사업 방향에 대해 논의한 결과 4차선 도로 신설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도로 조성은 보류되지만 향후 혁신도시와 대전역세권 개발 등으로 인근 지역 환경이 변화되면서 교통체증 등의 불편이 발생할 경우 교통영향평가위원회를 통해 개발 사업이 재진행될 여지는 남겼다.

철도관사촌은 일부 보존된다. 삼성4구역 약 2500㎡ 부지가 문화공원으로 조성되고 대전천 인근 관사촌이 계속 보존될 예정이다. 철도관사촌살리기운동본부에 따르면 해당 구역에 그대로 보존되는 관사촌은 전체 31개(동구 철도관사관리 카드 기준) 중 10개에서 12개 가량이다. 7개의 관사촌만 보존될 수 있었던 기존 계획보다는 적게는 3개, 많게는 5개의 관사촌이 추가적으로 그 자리에 남게 된 거다. 동구가 지정문화재 신청 의사를 밝혔던 관사들은 조건부 가결에 포함되지 않아 실측 과정을 거쳐 이전될 관사를 선별해 나갈 방침이다.

일각에선 조성될 문화공원에 대한 우려스러운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문화공원에 대한 구체적인 수립 계획이 언급되지 않아 흉물로 방치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임윤수 철도관사촌살리기운동본부 팀장은 “관사촌을 보존하기는 했지만 ‘절반의 결과’라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래도 조건부 가결을 내림으로써 철도관사촌 보존에 무게를 둔 점은 다행스럽게 여긴다”며 “향후 조성될 문화공원이 소홀한 설계와 관리로 방치되지 않게끔 지자체와 문화계, 전문가 등과 함께 체계적인 단계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바랐다.

 

신익규 기자 sig26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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