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조사서 및 환자 관리 등 현장 관련 허점 많아
“심층역학조사서 마련, 중환자 재원기간 축소해야”
중환자 치료 투입 전문 간호사 교육 필요 의견도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코로나19가 국내에 창궐한 지 벌써 9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방역 체계가 전 세계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역학조사와 환자 관리 등 현장 곳곳에서 허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10월 말 현 시점에도 현장 역학조사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의료진들이 고초를 겪고 있다. 대전 A 병원 내과 전문의 이 모 씨는 "이 부분은 보건복지부 포럼에서도 많은 교수님들이 지적한 부분인데 현장에서 역학조사관이 역학조사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심층역학조사서의 경우에는 양식이 전혀 없다"며 "심층적인 조사 내용이 전산화가 돼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정보를 전달받고 수치화시키는 게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접촉자, 자가격리대상 등을 판단하는 것 역시 역학조사관의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정보 공유가 되지 않아 문제되고 있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텍스트 입력이 가능한 심층역학조사서, 시·도를 넘나드는 환자를 위한 연계 시스템, 타 시·도 역학정보 열람 가능 시스템 등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중환자실 재원기간이 해외에 비해 길어 중환자실 내의 2차 감염 등을 대비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속출하고 있다.

대전 B 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대전의 가용병상은 560여개 정도 된다. 입원 환자가 적어 그렇게 가동률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병상에 오래 머무를수록 2차 감염 발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재원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2차 감염 문제는 환자뿐만이 아닌 의료진들에게도 위협이 된다.

이 병원에서 간호사로 재직 중인 김 모 씨는 "확진자 치료 시 혹시 모를 감염을 예방하고자 레벨D 방호복을 입는데 통풍도 안 될뿐더러 갖춰 입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병상 회전률과 중증환자들의 상태 때문에 의료진들이 빨리 빨리 움직여야 하는데 감염 위험 때문에 도움 요청도 어렵고 또한 일반 환자에게 손쉽게 놓는 정맥주사조차 두세 배의 시간을 써야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병상 확보에 대한 문제가 여러번 제기됐는데 지금 대전에서는 그렇게 많은 코로나19 환자가 입원 중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지만 혹시라도 상황이 악화돼 병상 가동률이 높아진다고 가정했을 때 그 만큼이나 많은 전담 간호사가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중환자를 담당할 수 있게 교육받은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인력과 교육에 대한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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