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인기그룹 방탄소년단은 지난 9월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해 전 세계 99만 명의 팬들을 만났으며, NCT 역시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코로나 시대 속에서도 한류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과거의 한류가 주로 배우와 드라마 중심으로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겨냥했다면, 오늘날의 한류는 언어, 음식, 패션, 화장품 등 한국의 산업 전반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문화 권력을 키워나가는 신한류의 모습이 근접하다.

사실 한류는 미디어와 함께 발전해왔다. 온라인 스트리밍이 본격화되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의 활용이 증가하면서, 한류는 빠른 확산세를 얻었다. 특히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글로벌 OTT(Over The Top)의 성장으로 한류는 세계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음악 시상식에서 2년 연속 ‘탑소셜 아티스트’를 수상한 것도 이러한 뉴미디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한류의 세계화를 이끈 글로벌 OTT는 모순적이게도 한국 방송의 위협으로 떠올랐다.

한국과 미국이 2018년 체결한 한미 FTA 방송 협상 내용을 보면, 한국 방송이 글로벌 OTT와 비교해 얼마나 큰 한계를 가지는지 보여준다.

미국은 자국 방송 산업의 외국 자본 투자 비율을 오직 25%만을 허용한 반면, 한국은 지상파를 제외하고 무려 49%까지 외국 자본의 진입이 가능하도록 체결했기 때문이다.

동등한 소유권 개방 조건이 실현되지 않은 불평등 협상으로, 한국 방송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불안전한 구조를 안게 되었다. 미국은 지역성과 다양성, 경쟁으로 공익성을 심사를 하겠다고 설명하지만, 기준도 막연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 글로벌 OTT에 대한 규제방안 마련은 유럽, 일본, 중국 등 많은 국가들의 고민이다. 자국의 방송산업 내에 외국제작물이 약 25% 이상 수입되지 못하도록 막는 쿼터제나, 특정 금액 이상으로 수익을 올릴 경우 세금을 부과하는 디지털세 법안 등 여러 방안들이 현재 도입되거나 논의 중이다.

그렇다면 한국 방송은 나날이 커져가는 글로벌 OTT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대안은 존재 증명이다. 한국 방송에서의 필요 존재를 스스로 증명해 보인다면, 수신료를 인상하여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재원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멀티플랫폼 전략을 통한 단말기 및 서비스 수신료 부과 등 재원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야 하며, 정부는 쿼터제, 디지털세 등의 내용규제뿐만 아니라, OTT와의 공동제작 및 전략적 제휴 등 융합을 추구하여 한국 방송에 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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