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하 시인·한남대 교수

 
김완하(시인·한남대 교수)
김완하(시인·한남대 교수)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넉넉한 흐름에
하늘빛을 모아야
별이 되는 것만이 아니다
지상에 내려
삼천리 곳곳에 맺히고 맺힌
피 끓는 함성이 되어 그 함성이
금강물 흐르듯 흐르고 흘러
아, 저기 저 울밑으로 우우우 몰려오는
거센 바람과 함께 천 년 만 년이 지나도록
쉬지 말고 멈추지 말고
치마폭에 서리고 서리다 보면
마침내 이루어 놓은 빛
찰나 찰나마다
똑바른 마음을 세우고 세워
일체 다른 생각을 낼 수가 없다
항상 깨어나 있는 아무것도 만들지 않고
찰나 찰나 오직 행하다 보면
금강의 별이 된다
금강 물결의 빛이 된다

금강에서 솟아나 사라져간 별들이 얼마나 많을까. 이 작품은 서천 출신 시인이 서천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김인애님께 바친 시다. 금강은 그렇게 수많은 사람을 낳고 시를 빚고 헌사를 남겼다. 그처럼 금강의 정신은 어둠을 넘어 새로운 빛을 찾아가는 힘찬 물길이다. 금강의 영혼은 연꽃과 같아 진흙 속의 시련을 견뎌내며 하늘의 뜻을 이룩하는 힘이다. 금강의 마음은 그렇게 너른 들녘의 풀과 꽃과 나무와 어울려 온통 향기로 차오르는 풀꽃 세상을 꿈꾼다.

그러니 금강에 나아가 그 물빛에 한 마음 기대어 보라. 강물 속으로 흐르는 또 하나의 울림에 깊이 젖어보라. 그렇게 강의 중심으로 스며들면 넌지시 다가와 열리는 금강의 마음. 그 안에서 새 별은 무시로 떠오를 것이다. 그리하여 금강은 새 별을 안고 흐르며 금강 닮은 사람의 소망을 실어 나른다. 그 마음이 여울져 모이면 다시 금강의 새 별이 되어 떠오른다. 작은 물길 하나도 함께 해 금강의 새 꿈이 된다. 그 물결 힘으로 새 빛을 열어 천리를 달린다. <김완하 시인·한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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