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김응길 시인, 세 번째 시집 ‘그냥’ 출간

[금강일보 최일 기자] ‘그냥이었구나! 그냥 사랑했고, 그냥 보고 싶고, 그냥 그리웠구나!’ 충남 부여에 터를 잡고 있는 무명시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우산(牛山) 김응길 시인.  그가 이순(耳順)의 문턱에 접어든 2021 신축년(辛丑年) 원단(元旦)에 시집 ‘그냥’(오늘의문학사)을 상재했다.

지난 1996년 월간 ‘문학21’ 및 계간 ‘오늘의문학’ 추천을 통해 등단한 후 2004년 내놓은 첫 시집 ‘그리하여 포말이 되고 싶다’와 2016년 펴낸 두 번째 시집 ‘쉼표와 마침표’에 이은 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 그냥 걸을 수 없었던 길, 이제 남은 내게 주어진 길을 그냥 걸어가 봐야겠다. 모든 인연들이 그냥 고맙고 감사하다”라고 말하는 시인은 1부 ‘빈칸 채우기’, 2부 ‘겨울 그리고 강’, 3부 ‘짐을 싸며’, 4부 ‘첫눈 그리고 회상’, 5부 ‘그대에게’ 등으로 구성된 이번 시집에 ‘구철초’, ‘백제 소곡’, ‘고란사에서’, ‘봄 그리고 궁남지’, ‘나이 먹음’, ‘껌딱지’, ‘너에게’, ‘타향살이’, ‘넌 모르지’, ‘자화상’ 등 총 98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시인은 말한다. “아무리 계획하고 따지며 살아도 지나고 난 뒤 생각하면 그냥 살아온 날이 많아, 그냥 웃고, 그냥 만나고, 그냥 사랑하고, 그냥 행복하면 된다”라고….

리헌석 문학평론가는 “‘그냥’이라는 말은 ‘그대로 줄곧’, ‘아무 뜻이나 조건 없이’, ‘어떠한 작용을 가하지 않거나 상태의 변화 없이 있는 그대로’라는 의미망을 형성한다. 이러한 깨달음을 선사(禪師)들은 ‘순간에 깨닫고 순간에 수양까지 이뤄졌다’라는 ‘돈오돈수(頓悟頓修)’라 일컫는다”라며 “김응길 시인은 갑자기 ‘그냥’이라는 의미를 깨달아 시집의 제목으로 정했으니, 이는 ‘돈오돈수’에 해당될 것”이라고 평했다.

공주교대를 졸업한 후 초등학교에서 30여 년 교편을 잡은 김응길 시인은 지난해 명예퇴직 후 시작(詩作)에 전념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고, 현재 한국문인협회 및 충청예술문화협회 회원, 사단법인 문학사랑협의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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