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웅순 著 ‘문화유산에 깃든 시조’…조선 중·후기 작품 조명
 

임이 헤오시매 나는 전혀 믿었더니
날 사랑하던 정을 뉘 손에 옮기신고
처음에 뭐시던 것이면 이대도록 설우랴

-송시열 ‘임이 헤오시매…’

시조(時調)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사상과 전통을 담은 대표적인 시가(詩歌) 문학이다. 간결한 형식 속에 당대의 생활상과 문화, 역사, 사상과 철학이 반영돼 있는 시조는 양반부터 평민까지 향유하던 대중 문학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 시조 연구에 조예가 깊은 석야(石野) 신웅순(申雄淳) 중부대 명예교수. 시조를 연구하려면 음악도, 문학도 알아야 하고 문화도, 역사도 알아야 한다는 그가 17·18세기 조선 중·후기에 찬란하게 꽃을 피웠던 시조문학을 역사·문화와 함께 조명한 ‘문화유산에 깃든 시조’(도서출판 푸른사상)를 펴냈다.

1000여 년 동안 맥을 이어온 우리 민족의 문학적 자산인 시조를 통해 당대의 역사와 철학, 사상, 문화 등을 고찰한 신 교수는 이번 신간에 이항복 ‘철령 높은 봉에…’, 홍서봉 ‘이별하던 날에…’, 홍익한 ‘수양산 내린 물이…’, 윤선도 ‘내 벗이 몇이나 하니…’, 김육 ‘자네 집에 술 익거든…’, 김응하 ‘십 년 갈은 칼이…’, 임경업 ‘발산역 기개새는…’, 송시열 ‘임이 헤오시매…’ 등 조선 중·후기를 이끈 굵직한 인물들의 작품을 다뤘다.

“역사는 미래의 거울입니다. 우리 민족의 소중하고 위대한 문화유산에 깃들어 있는 선인들의 삶과 덕목을 되돌아봄으로써 우리가 배워야 할 이 시대의 정신이 무엇인지 짚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충남 서천 출신의 시조시인이자 평론가, 서예가인 신 교수는 ‘문화유산에 깃든 시조’에 앞서 고려 말부터 병자호란 이전까지의 시조를 대상으로 ‘시조는 역사를 말한다’, ‘시조로 보는 우리 문화’, ‘시조로 찾아가는 문화유산’ 등의 저서를 발간했다.

또 시조집 ‘누군가를 사랑하면 일생 섬이 된다’, 동화집 ‘할미꽃의 두 번째 전설’, 에세이집 ‘못 부친 엽서 한 장’, 평론집 ‘순응과 모반의 경계읽기’ 등 다양한 창작·저술활동을 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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