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법정 최고금리 20%로 내려가는데
역마진에 대부업체 개인 대출 옥죌 전망
"저신용자 대출 어려워 불법사금융 이용자 증가 전망"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오는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내려간다.

대출자들에겐 이자가 줄어 환영할만한 소식이지만 대부업체들은 고사를 면치 못 할 전망이다.

현재 금리 수준으로도 이익을 얻기가 어려운 상황, 여기서 더 내려간다면 역마진을 맞이할 수밖에 없어서다. 일각에선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이 높아져 불법 사금융권 이용자 수가 늘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7월 7일부터 시행될 20% 최고금리는 당정이 서민의 고금리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의 발로다. 정확하게는 대부업법 및 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령안으로 관련 법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다. 해당 법안은 대부업자 및 여신금융기관에 적용되며 10만 원 이상 사인 간 금전 거래 시에도 준용된다. 신규 체결 및 갱신 또는 연장되는 계약 중 7월 7일 이전 계약이 아닌 이상 20% 최고금리가 적용된다.

정부는 이자경감을 통해 저신용자의 불법사금융 이용을 최대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반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지역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자연스레 대부업체 조달 비용 등이 상승하게 된다. 그런데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보다 4%포인트를 낮춘다고 하니 대부업체들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그런 현실 때문에 대부업체들은 개인 신용 대출을 취급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거다. 그렇게 되면 저신용자들은 불법 사금융에 손을 댈 소지가 높다. 정부가 최고금리를 올린 이유가 오히려 무색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내 2금융권에 재직 중인 A 씨의 의견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그는 "이전에 법정 최고금리가 내려갔을 때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사람의 수는 급격히 줄었지만 이 때문에 일부 대형 대부업체들이 영업을 아예 중단하면서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며 "금융당국이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대비할 후속책을 마련하고 있다고는 하나 어려움을 상쇄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0%로 내려갔다.

금리를 내리기 직전인 2017년, 불법사금융 이용자는 247만 3000여 명을 기록했으나 금리가 떨어진 이후인 지난해에는 157만 5000여 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2017년보다 36.3% 급감한 수치다. 그러나 그 부작용으로 저신용자들이 개인 신용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A 씨는 "정부는 햇살론 등 서민금융활성화로 결함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나 지금도 대부업체들은 힘듦을 호소하는데 최고금리가 더 내려간다고 하니 저신용자들은 이제 대부업체에서조차 대출을 받기 힘들어 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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