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보고서
1년 새 피해자 2배, 평균 14.2세

[금강일보 유상영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며 공분을 산 n번방 사건은 성 착취물, 그것도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n번방이라는 매개체로 사건화됐을 뿐 아동과 청소년 대상의 디지털 성범죄가 그 전부터 심각하게 벌어졌던 상황에서다. 최근 여성가족부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 추세와 동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19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돼 신상 정보 등록 처분을 받은 성범죄자 2753명의 판결문을 기초로 성범죄 양상과 특성, 피해자 관련 사항을 분석한 자료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유죄가 확정된 아동·청소년 성범죄자 수는 2753명으로 전년(3219명) 대비 14.5% 감소했다. 피해 아동·청소년은 3622명으로 전년(3859명) 대비 6.1% 감소했다. 전체 성범죄 수는 줄었지만 디지털 성범죄는 2018년 223명에서 2019년 266명으로 19.3% 증가했고, 피해자 역시 2018년 251명에서 2019년 505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성착취물 범죄 중에서는 피해자 모르게 촬영하는 '은닉 촬영'(92.6%)이 가장 많았다. 음란행위 강요(76.9%)와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협박해 피해자가 스스로 성적 이미지를 촬영·제작하도록 한 범죄(51.0%) 등도 많이 발생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중 98.1%(2702명)가 남성이었고 평균 연령은 35.3세로 확인됐다. 연령대는 19~29세(28.7%)가 가장 많았고, 30대 및 40대(각 17.8%), 19세 미만 미성년(15.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19세 미만 미성년자 비율은 2014년 11.8%에서 2019년 15.6%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피해 아동·청소년은 3622명으로 여성 92.4%, 남성 6.8%였으며 피해 아동·청소년의 평균 연령은 14.2세였다. 특히 성폭력 범죄 중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는 30.8%(813건)로 최근 3년간 그 비율이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여가부는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 수립 1년을 맞아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최근 디지털 성범죄 양상과 정책적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올 초 발간된 치안전망에도 디지털 성범죄와 같은 비접촉방식에 의한 범죄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며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성범죄가 줄지는 않겠지만 경찰과 정부 차원에서의 근절과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