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요양원서 18명 집단감염
접종자 대부분은 음성 판정

[금강일보 김현호 기자] 대전 유성구 요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지만 확진자와 미확진자를 가른 건 백신 접종 여부였다. 다만 위험성이 큰 집단감염 사태인 만큼 대전시 방역당국은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2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해당 요양원에서 18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아직 구체적인 감염경로 파악은 되지 않으나 방역당국은 대전 1645번으로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 중이다. 해당 확진자는 지난달 14일 서울 중랑구 확진자와 접촉한 뒤 18일 유성구 요양원 입소자인 남편이 위독해 면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1645번 확진자로 인해 남편 병실에 함께 입원해 있던 다른 4명의 입소자가 감염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일부 입소자 5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였고 요양원 측은 자체적으로 구입한 신속항원키트로 자가 검사를 실시, 3명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시 신속대응팀이 27명과 입소자 38명 등 65명의 요양원 관계자 전원에 대한 검사를 통해 모두 18명이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18명 중 절반 이상인 11명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검사 결과가 갈린 셈이다.

해당 요양원에서는 지난 2월 26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43명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고 나머지는 접종하지 않았다. 백신을 맞은 이들 중 종사자 26명 전원은 음성으로 판명됐고 접종 받지 않은 종사자 1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정해교 보건복지국장은 “요양원은 주 1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었는데 이달 초 검사가 예정됐다. 집단감염이 더 커질 수 있었으나 자체 구입한 항원키트로 초기에 신속하게 감염의심을 포착해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요양원발(發) 집단감염이 더 커지지 않은 건 다행이나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13명, 1일 8명 등 짧은 사이에 2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시는 정부의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1.5단계를 23일까지 유지한다. 정부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의 경우 고령층·취약시설 대상자 등에 대한 백신 접종이 1차 마무리된 이후인 오는 7월 적용할 예정이다.

김현호 기자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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