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고용창출로 근로시간 단축
안전시설·작업현장 환경도 개선

[금강일보 이기준 기자] [‘우리는 가족’ 대전형 노사상생 좋은일터]

경기 침체 장기화로 각종 경기지표가 하강 국면에서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 하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요인으로 인해 전국 지자체는 노사 상생의 기업문화 창출을 위해 각종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대전시 역시 노사 상생 일자리 모델인 ‘좋은 일터’ 지원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전국 최초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고 사업 내용의 혁신성에서 기업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사업 수행 결과 도드라진 성과를 낸 참여기업들을 통해 좋은 일터 사업의 메리트를 재조명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본다. 편집자

도약단계에 있는 ㈜일신오토클레이브(대표 김현효)는 플랜트 분야 각종 압력용기와 시스템 분야 오토클레이브, 원자력발전설비 등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1993년 창립 후 2001년 법인 전환을 계기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우리나라에선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정부는 부랴부랴 소부장 기업 육성에 나섰는데 일신오토클레이브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한 ‘소부장 강소기업 10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제조업 기반인 만큼 사내 노동자 안전과 중소기업이라면 어디나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직원 이직 문제가 늘 고민이다. 직원 복지와 안전이 지속성장을 담보할 가장 시급한 이슈라는 점에서다.

2020년 좋은 일터 사업에 참여한 일신오토클레이브는 이를 계기로 근무환경을 ‘리셋(reset)’했다. 신규 고용 창출과 인적자원관리시스템 선진화를 통해 노동자의 근무만족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찍고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일신오토클레이브는 우선 업무 분산 등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뒤 이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충원했다. 신규 인력 5명을 채용함으로써 직원 수를 2019년 말 60명에서 지난해 65명으로 늘려 근로시간을 월평균 2시간 단축했다.

“물론 사업 확장과 맞물려 신규 고용 창출은 불가피한 요소인데 좋은 일터 지원사업이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신규 고용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 지자체의 이 같은 지원사업이 물꼬를 틀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기동 관리부장은 설명했다. 일신오토클레이브엔 전문연구요원 및 산업기능요원도 근무하는데 이들의 근로계약을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전환했다. 비정규직 일자리를 사실상 정규직으로 전환한 거다.

이번 사업 추진에서 가장 공을 들인 건 바로 일-가정 양립(워라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일신오토클레이브는 우선 기존 격주(수요일)로 운영했던 가정의 날을 매주 수요일로 확대 시행했다. 이날 만큼은 연장근로 없이 모든 직원이 정시 퇴근한다.

임직원의 개별 기념일엔 1시간 조기 퇴근토록 함으로써 가정에 충실하도록 했다. 유연근무제도 도입했다. 특히 시차출퇴근제를 시행해 노동자가 출퇴근 시간을 각자 사정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일신오토클레이브는 공장 내 직원 휴게실도 말끔하게 정비했다. 현장 근로자들이 점심시간이나 오전·오후 별도 휴식시간에 편하게 누워 쉴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했고 냉·난방시설도 보강하는 한편 간단하게 간식을 해결할 수 있는 설비도 갖췄다.

샤워실과 화장실도 리모델링을 통해 쾌적하게 정비했다. 생산공장 환경도 대폭 개선했다. 공장 내 냉방기를 더 보강해 노동자들이 여름에도 시원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스마트팩토링 시스템을 구축, 작업 효율도 높였다. 사무동에도 별도 휴게실을 마련, 각종 편의시설을 구비하는 한편 직원들이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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