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홍규 세란병원 외과장
▲ 정홍규 세란병원 외과장

코로나19 이후 체중이 급격히 늘어난 코로나19 ‘확찐자’라면 평소 식생활 습관을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늘어나는 체중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담낭에 결석이 맺히는 담석증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담석증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을 보관하는 담낭, 담즙이 이동하는 담관에 결석이 맺히는 질병이다. 담즙은 간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으로 간 아래에 있는 담낭에 저장된 이후 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돼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다. 이 과정에서 담즙이 비정상적으로 농축돼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 버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담석증이라고 한다.

혈중 콜레스테롤 증가는 담석증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그러므로 비만, 잦은 야식과 과식은 담즙의 비정상적인 농축을 유발하면 담석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지방이 많은 육류나 기름진 음식, 고탄수화물 등의 음식 섭취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손꼽힌다. 또 과체중 역시 담즙 내로 유입되는 콜레스테롤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담석이 발생할 확률이 커질 수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담석증 환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13만 6774명이었던 담석증 환자는 지난해 21만 9926명으로 60.7% 증가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습관 변화 역시 담석증의 위험을 더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 남녀 9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32.7%가 코로나19 이후 몸무게가 평균 5.8㎏ 증가했다고 답했다. 운동 시간은 주 평균 4.9시간에서 1.9시간으로 줄었으며 배달음식 주문 횟수는 1.4회에서 3.5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석증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담석이 생겼음에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가장 흔한 담석증의 증상은 복통이다. 눈의 흰자와 얼굴색이 노란빛을 띄는 황달 현상이 나오기도 하고 오심과 구토, 발열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평소와 달리 소화불량이 잦고 5시간 이상 오른쪽 옆구리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내원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검사는 주로 복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행된다. 비교적 작은 담석까지 분별해 낼 수 있지만 간이나 담관 내부에 생겼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치료는 담석의 크기와 증상에 따라 다르다. 증상이 없는 담석은 경과 관찰만 해도 충분하다. 다만 크기가 2㎝ 이상이거나 통증이 뒤따른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주로 담낭을 완전히 제거하는 담낭 절제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 시행되고 있는데 복부에 1㎝ 내외의 구멍을 뚫어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개복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담석증을 그대로 방치하면 담낭암을 유발할 수도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기름이 많고 섬유소가 적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은 담석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갑자기 식사량을 줄이는 무리한 다이어트를 피하고 비타민, 채소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담석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정홍규 세란병원 외과장·정리=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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