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학교 대다수 지방에 쏠려
학령 인구 감소에 지방대 직격탄
[금강일보 이준섭 기자] 지난 39년간 전국 초·중·고교 3800여 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설 학교 대부분은 수도권 등 대도시에, 폐교된 학교 절대다수가 지방에 쏠려 있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지방대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최근 교육부와 학교알리미를 통해 1982년부터 올 3월까지 폐교된 초·중·고교 현황을 파악한 결과, 현재 운영되고 있는 1만 1943곳의 32.3% 수준인 3855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833개교(21.6%)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 732개교(19%), 경남 582개교(15.1%), 강원 464개교(12%), 전북 326개교(8.5%) 순이었다. 충청권에서는 충남 265개교(6.9%), 충북 254개교(6.6%), 대전 8개교(0.2%), 세종 2개교(0.1%) 등 529개교가 문을 닫았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은 폐교 대부분이 지방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폐교된 3855곳 중 서울과 경기·인천 235곳(6.1%)을 빼면 3620곳(93.9%)이 지방에 몰려있는 것이 그렇다.
그중에서도 수도권과 거리가 먼 영·호남의 경우 2473곳(64.2%)이 폐교해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린 급격한 도시화, 신도시 건설, 아파트 대단지 개발 등에 의해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된 데 따른 영향이다. 일단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권은 그나마 선방은 하고 있는 셈인데 그렇다고 안심할 것도 없다.
대전 A 대학 교수는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이 그 지역 안에서 학생 대부분을 충원하기 때문에 학령인구 감소 영향이 크기 마련인데 충청권은 학생 수가 줄어도 수도권으로부터 유입되는 학생들이 적잖다”면서도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에 따른 지방대 신입생 감소 규모가 워낙 커 머지않은 미래엔 대학도 폐교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학교신설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3월까지 신설되는 전국의 초·중·고교는 모두 42곳으로 모두 6곳이 신설되는 충청권과 맞물려 비수도권은 전체 14개교(33.3%)뿐인 것에 반해 수도권은 경기도 18개교(42.9%), 인천 6개교(14.3%), 서울 4개교(9.5%) 등 28개교(66.7%)에 달한다. 폐교는 비수도권, 신설은 수도권에서 이뤄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학교신설은 주로 수도권과 지방 혁신도시에서 나타나는데 이는 2기 신도시 개발 완성과 3기 신도시 개발, 혁신도시 형성에 따른 학군 수요에 의해 발생했다”며 “수도권 집중과 지방 학생수 고갈 현상 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