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태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창태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창태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금강일보] 노년기의 불안은 가장 흔한 정신 증상 중 하나다. 역학연구 결과들은 노년기 불안장애의 발병빈도가 성인기의 발병빈도보다 낮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노인들은 사별, 은퇴, 경제적 곤란, 범죄 대상의 가능성, 학대 등의 정신 사회적 스트레스가 많고 각종 신체 질환을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약물을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을 경험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노화에 따른 뇌의 신경생물학적 변화도 노년기 불안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

노인 불안장애가 정확히 진단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원인으로는 진단체계의 적용상의 문제, 우울증과 같은 동반 이환의 문제, 고령화에 따른 정신사회적 변화가 임상 양상에 미치는 영향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안을 호소하는 많은 환자들은 불안장애보다는 우울장애로 진단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노년기의 불안장애가 다른 연령에서와 같이 가장 흔한 정신질환이라는 보고도 있으며 최근 연구들은 이전에 알려졌던 것보다 실제 노년기 불안장애가 더 흔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질환별로는 범불안장애, 공포장애, 공황장애, 강박장애가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중에서 범불안장애, 광장공포가 가장 많다.

노인불안장애의 특징은 첫째 다른 정신질환이나 신체질환의 동반이환율이 높다는 것이다. 정신과적 동반이환 질환으로는 우울장애, 인지장애, 약물 또는 알코올 사용 장애 등이 흔하고 신체적 질환으로는 협심증, 부정맥 등의 심혈관계질환, 만성폐쇄성 폐질환, 폐렴 등의 호흡기계 질환, 당뇨 등 내분비계 질환, 파킨슨씨병, 경련성 질환 등의 신경계질환, 기타 위궤양, 요로감염 등이다.

둘째 증상의 표현이 보다 모호하고 다양한 기관의 증상을 호소한다는 것이다. 물론 불안의 신체증상을 호소하지만 그 양상이 보다 널리 퍼져 있고 여러 기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을 호소한다.

셋째 증상이 만성화되기 쉽다는 것이다. 노년기 이전에 발병한 불안장애의 경우에도 치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성화돼 노년기까지 지속되기도 하고, 노년기에 발생한 불안장애의 경우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만성화되기 쉽다.

치료로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다. 약물 치료 시, 최소한의 진정 작용을 보이면서 증상을 치료해야 한다. 또한 수면을 개선시켜야 한다. 그리고 자율신경계 부작용, 인지기능의 저하가 없어야 한다. 약물 치료 병행하는 정신치료(인지행동치료, 지지정신치료, 가족치료) 등도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 정신과적 교육도 중요한데 불확실성을 견디는 문제, 걱정에 대한 그릇된 믿음, 부적절한 문제의식, 인지회피가 치료 목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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