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지지층 中 이재명 지지 14% 불과
가상대결서 야당 후보 지지 의사 피력

사진=연합

[금강일보 유상영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이낙연 이탈표’ 잡기 경쟁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탈락하자 이 전 대표 지자들이 야권 후보로 눈을 돌릴 조짐이 보이면서다. 이들은 ‘이재명 경기지사는 뽑지 않겠다’라는 성향이 강하다.

국민의힘 본경선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남은 기간 갈 곳을 잃은 이 전 대표 지지층 잡기가 경선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누구든 표 확장성이 높은 후보가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는 거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응답한 이들 중 내년 대선 때 이 지사에게 표를 주겠다고 답한 비율은 13~14%대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민주당 경선에서 이 전 대표를 지지했다고 답한 응답자 중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4자 가상대결에서 이 지사를 뽑겠다고 답한 이들은 14.2%에 불과했다. 오히려 국민의힘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찍겠다고 한 이들은 40.3%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민주당 경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11일~12일 성인 2027명을 대상으로 무선(90%)·유선(1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4자 가상대결에 윤 전 총장을 빼고 홍준표 의원으로 변경한 결과도 비슷했다. 이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이들 중 이 지사를 뽑겠다는 이들은 13.3%였던 반면 홍 의원을 찍겠다는 이들은 29.9%에 달했다.

이는 이 전 대표의 지지층이 야권 후보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탈표를 잡는 후보가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 본선 진출 시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민의힘 주자들로서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표 확장성 측면에서는 홍 의원이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영입 당시 이 전 대표를 지지하던 당원이 홍 의원 캠프로 자리를 옮긴 점을 ‘역선택’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승민 전 의원의 지지율 상승도 눈에 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로 15~16일 '범보수권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6.8%)한 결과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11.7%로 나타났다. 눈 여겨 볼 부분은 민주당 지지층의 유 전 의원 지지율이다. 이 조사에서 유 전 의원 지지율은 21.8%로 8~9일 조사(14.2%)에 비해 7.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3일 이 전 대표가 경선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실시한 조사임을 고려하면 이 전 대표 지지층의 표심이 유 전 의원으로 상당히 옮겨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유 전 의원 측은 지지율이 상승한 이유 중 하나로 '민주당 이탈표의 흡수'를 꼽기도 했다.

결국 내달 3~4일 실시되는 국민의힘 본경선 국민여론조사 결과는 이 전 대표의 이탈표를 누가 더 흡주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여론조사는 50%의 비율로 최종 결과에 반영된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보다 상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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