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위주 경기회복…지역 中企·자영업자 체감경기 '썰렁'

상류층은 살만한데 중산층과 서민은 괴롭단다.대기업은 신바람이 났는데 중소기업은 죽을 맛이란다.최근 대통령과 경제부처 각료들이 잇따라 대기업과 상류층의 신바람,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의 애로를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대기업이 없는 도시 대전 경제의 신음소리가 커져가고 있다.국정 운영자들이 시인했듯이 현재 한국 경제는 대기업 위주로 호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은 좀처럼 바닥경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 때문에 대기업이 없는 도시 대전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타 지역에 비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같은 충청권이지만 삼성과 현대차가 둥지를 틀어 지역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천안과 아산지역은 불경기가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모든 업종에서 고르게 호황국면이 나타나고 있다.LG와 하이닉스가 버티고 있는 청주도 대전과 비교할 때 지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그래도 나은 편이다.천안, 아산과 청주의 경우 주말이면 대기업 사원들의 가족 외식이 많아 페밀리레스토랑과 피자전문점, 갈비나 삼겹살 판매점들이 북새통을 이는 곳이 많지만 대전은 몇몇 유명업소를 제외하고는 주말이나 휴일에는 음식점들이 좀처럼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충청권 이외의 지역 가운데 수도권 주요도시를 비롯해 울산, 창원, 광양 등 대기업이 집중 분포돼 있는 지방 도시들도 대기업이 호황을 누리며 덩달아 신바람이 난 곳으로 분류된다.이런 이유에서 대전의 인구는 전출이 전입을 압도하는 현상이 수년전부터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대전에서 전출하는 인구는 수도권과 충남 천안 및 아산으로 터전을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지역 경제인들은 “대도시 가운데 대기업 활동이 전무한 곳은 대전밖에 없다. 대전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도시, 삶의 질이 높은 윤택한 도시로 성장하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기업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울산에서 20년 넘게 택시기사를 하다가 지난 봄 대전으로 터전을 옮겨와 택시영업을 하는 A 씨는 “대전이 울산보다 규모가 큰 도시여서 기대감을 가지고 이사 왔는데 택시를 수개월 몰아보니 지역경기가 울산보다 어림없다는 것을 실감하겠다”며 “다시 울산으로 돌아가는 일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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