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안장호 진료부장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안장호 진료부장

11월 첫째 주 금요일은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제정한 '강직성 척추염의 날'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그 옛날 세종대왕도 앓았다는 말이 있는데, 젊은 남성 환자가 늘어나는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 심각성을 알아보겠다.

◆강직성 척추염이란?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 관절에 염증이 생겨 척추 마디가 뻣뻣하게 굳고 심하면 척추 변형이 오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주로 척추, 어깨, 고관절 같은 곳을 침범하는데, 관절 주위의 인대 조직이 망가져 석회화가 되면서 뼈처럼 되는 병이다.

척추에는 뼈와 뼈 사이에 디스크가 있고 인대가 디스크를 싸고 있어서 척추를 움직일 수 있는데, 그 인대들이 다 뼈처럼 석회회가 되니까 움직이지 못하고 굳어버리는 것이다. 나중에는 허리를 굽히지도 펴지도 못하고 목도 못 돌리게 되는 식으로 진행되어 겉잡을 수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협착증이나 디스크와 같이 퇴행성이라 여겨지던 허리 질환과는 다르게 강직성 척추염은 노년층보다는 젊은 층,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병원을 강직성 척추염환자는 48,294명인데 그중 남성 환자는 34,908명으로 여성 환자 13,386명에 비해 약 2.6배 많았다. 그리고 40대 이하 환자가 전체의 65.5%에 이를 정도로 젊은 환자가 많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 회복 어려워... 조기 발견이 중요

강직성 척추염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유전적 요인과 물리적 충격 및 손상,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한 염증 물질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강직성 척추염을 조기에 진단받는 경우는 드문 편으로 대부분 주 증상에 초점을 맞춰 치료하면 호전을 보이기 때문에 뚜렷하게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하기 쉽지 않다. 또한 통증이 있어도 진통제가 잘 듣기 때문에 근근이 버티게 되며 병원을 찾을 정도면 이미 강직이 진행돼 오는 경우가 많다. 

강직성 척추염은 한번 강직이 온 척추는 회복이 어려워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강직성 척추염은 신체 여러 부위에서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초기 진단이 쉽지 않아 정형외과, 내과 등 여러 분야의 전문의가 협진을 통해 진료해야 한다. 그 이유는  염증 때문에 척추가 점점 뻣뻣해지고 변형이 오며, 염증은 척추 외에 신체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어 염증이 장(腸)이나 눈, 피부 등에 나타나면 염증성장질환, 포도막염, 건선 등으로 나타난다. 그렇기 때문에 신체 곳곳에서 염증 질환이 반복해 생기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 봐야 하므로 여러 전문의의 협진이 중요하다.

◆ 예방법 없어 '집중치료'가 베스트

우리가 의심하기 가장 확실한 초기 증상은 양쪽 고관절이나 엉덩이 부위가 한 쪽씩 번갈아 아팠다 안 아팠다 하는 것이다. 아플 때는 신경이 쓰이다가 통증이 없어지면 피곤하거나 무리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넘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염증이 허리까지 올라가 허리가 뻣뻣해지게 된다. 수면을 취하고난 뒤 아침에 유독 뻣뻣하고 고개도 숙여지지 않다가 오후가 되면 조금씩 풀리게 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설령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찾아가도 대부분 허리 디스크부터 의심하게 되는데 MRI 같은 영상 검사로도 강직성 척추염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반드시 혈액 검사로 염증 수치나 HLA-B27라는 유전자를 체크해야 한다.

완치도 어렵다는 강직성 척추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까지는 병의 정확한 발병 시점을 알 수가 없다. 가장 의심하기 좋다는 엉덩이 부위의 통증으로 시작되지만 통증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어릴 때 감염이나 발목을 접질렸다던가 하는 원인이 있기 때문에 명확한 발병시점 및 발병 요인도 몰라 예방이 불가능하다.

강직성 척추염을 치료하기 위해서 먼저 면역세포의 공격은 서서히 처음 발병했을 때 집중적인 치료를 통해서 10~15년만 진행을 억제하고 관절의 영구적인 손상을 방지하면, 그 이후에는 추적 관찰을 하며 추이를 지켜보면 된다. 진행을 억제하고 증상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치료는 쉬운편으로 소염진통제의 효과가 좋아 환자의 80%는 소염진통제만 먹어도 될 정도이다. 면역세포의 공격은 서서히 약해지므로 자가면역 질환은 초기 10~20년의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병행으로 척추 강직의 진행을 막을 수 있어 일상생활에 큰 무리가 없지만 통증이 간헐적으로 찾아오고 진통제로 쉽게 가라앉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흉추까지 침범되는 등 척추 강직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게 되면 치료 효과를 낙관할 수 없는데 한 번 굳은 관절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만큼 초기에 몸이 뻤뻣하다 싶으면 빨리 병원을 찾아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 효과로 인해 강직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10%에 불과하지만 흉추까지 침범돼 발견하는 등 치료시기가 늦게 되면 치료 효과가 기대만큼 좋지 못하니, 강직성 척추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미루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도움말=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안장호 진료부장

정리=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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