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유일고건축박물관 빚 감당못해 경매에, 소유권 변경땐 훼손 우려 대충청방문의해 무색

국보 1호 숭례문 방화 사건 후 숭례문을 1/10로 축소한 실물모형을 전시해 화제를 모은 예산군 덕산면 ‘한국고건축박물관’이 경매로 나와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특히 대충청방문의 해를 맞은 올해 자칫 충남의 대표적 볼거리 중의 하나이며, 고건축물의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 볼 수 있는 소중한 문화자료가 유실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한국고건축박물관’의 경매는 박물관을 세운 전흥수 관장(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이 빚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오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예산군 덕산면 대동리 소재 한국고건축박물관(토지 1만 1545.1㎡, 건물 6294.17㎡)에 대해 오는 16일 오전 10시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에서 2차 경매가 실시된다. 한국고건축박물관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 대목장인 전흥수 관장이 100억 원이 넘는 사재를 털어 지난 1998년 개관한 박물관으로, 전 관장이 대목을 공급받은 후 이를 결재하지 못해 채권자에 의해 경매에 부쳐진 것으로 알려졌다.감정가는 93억 4078만 2010원, 최저가는 65억 3856만 원이다.법원은 지난달 12일 1차 경매를 진행했으나 유찰돼 오는 16일 2차 경매를 진행하게 됐다.경매가 진행 중인 한국고건축박물관에는 2008년 2월 10일 국보 1호 숭례문이 방화로 사라진 뒤 숭례문 건축기법을 그대로 옮겨놓은 실물모형이 전시돼 관심을 모았으며, 숭례문 복원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또 한국고건축박물관에는 숭례문 모형 외에도 봉정사 극락전과 부석사 무량수전, 수덕사 대웅전 등 고려시대 건축물과 화엄사 각황전, 금산사 미륵전, 법주사 팔상전 등 조선시대 건축물, 중국 산시성(山西省)의 남선사 대전과 불광사 대전, 북한에 있는 정양사 약사전의 축소모형 등 각종 국보와 보물 건축물의 모형이 전시돼 있다.한국고건축박물관의 경매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중한 민속건축자료 전시공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수한 우리 고유의 건축기술을 보전하고, 세계에 그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고건축박물관이 경매를 통해 소유권이 변경되면 설립 취지와 달리 박물관이 훼손되거나 변형되는 등 가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 건축물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건축물의 아름다움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보고 느낄 수 있는 값진 기회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주위의 안타까움이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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