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연쇄 폭락
대출 완화 탓에 피해액 상당할 수도

12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줄줄이 하락세가 발생하고 있다.
12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줄줄이 하락세가 발생하고 있다.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대거 폭락하면서 2030 청년세대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올해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묻지마 투자 재개에 따른 피해가 클 전망이다.

12일 오후 4시 30분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3850만 원으로 9개월 만에 4000만 원대가 붕괴됐다. 지난해 11월 8140만 원까지 치솟았던 때와 비교하면 53% 내려앉은 것이다. 이더리움도 260만 1000원으로 지난해 12월 573만 9000원보다 55% 주저앉았다.

이 밖에 1인치네트워크는 전일 대비 -23.57%, ‘스테픈’ -21.92%, ‘솔라’ -22.243% 등을 기록했다. 상승세를 탄 건 글로벌 대표 NFT 가상화폐 인 엑시인피니티(8.77%)뿐이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부동산과 고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긴축이 투자 자금을 회수함으로써 패닉 셀(투매)이 펼쳐진 것으로 분석한다. 충분히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문제는 대전을 비롯한 2030 청년세대의 투자 손실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데 있다. 이들은 고연령보다는 적은 자금을 보유해 큰 돈을 투자해야 하는 부동산보다는 가상화폐 투자를 선호했는데 고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심리까지 얽혀 가상화폐 주요 투자자로 자리 잡았다.

직장인 이 모(33·대전 서구) 씨는 “아무래도 연령층이 낮을수록 주식도 공매도에 집중하고 그보다도 코인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가 올라 투자 회수가 많아질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폭락할 줄은 몰랐다. 다들 물렸다는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030 청년세대의 투자 손실이 고연령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여유 자금보다는 대출을 통해 투자하는 성향이 강해서다. 대전지역도 투자 손실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의 대출 규제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해 12월 -2000억 원, 지난 1월 -5000억 원, 2월 -2000억 원, 3월 -1조 원까지 기록했는데 지난달 대출 완화에 힘입어 1조 2000억 원 늘어나 전환세를 보인 만큼 묻지마 투자 재개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지난 2월 집계된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신 규모는 75조 8078억 원이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3월 이후의 여신액 역시 전년보다 대출 완화로 인한 증가세가 다분할 것으로 보이는데 가상화폐 투자금 역시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도권의 가상화폐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보통 새로운 코인 상장에 따라 투자를 권유하면 함께하려는 이가 많았지만 지금은 거절이 많다. 기준금리 줄인상이 뻔해 가상화폐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출을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면 빚더미에 오를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