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경우 고령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서구화된 생활 환경에 따른 척추의 퇴행성 질환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태다. 뿐만 아니라 야외 활동이나 스포츠 같은 육체적인 활동량이 늘어나고 교통사고와 같은 불의의 사고로 인한 외상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퇴행성 질환의 증가나 외상의 증가로 인해 척추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는 환자군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과연 어떠한 경우에 척추 수술이 필요하며 어떤 방법의 수술이 필요한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려 한다.

척추의 병변은 크게 퇴행성 척추 질환, 기형, 외상, 감염과 종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병변은 척추를 구성하는 골-관절과 혹은 그 내부의 신경조직의 비정상적인 상태로서 골-관절의 손상으로 척추의 불안정성이 유발되어 국소 동통이 발생 혹은 진행하여 척추 변형이 발생하거나 골-관절의 손상 후 이차적으로 신경조직이 눌리거나 신경조직 자체의 이상으로 신경 증세가 나타나게 된다.

척추 수술의 기본은 병적인 부분을 제거하거나 변형되어 불안정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있다. 그러므로 척추 수술의 대부분은 신경의 감압(decompression)과 골관절의 안정화(stabilization)을 위한 수술기법이 중심이며 척추 기형의 경우 기형 교정을, 종양의 경우에는 병소의 제거를, 신경조직 자체의 이상 시에는 신경에 대한 수술을 요한다. 대부분의 척추 수술은 골-관절의 불안정성이 없으면 신경 감압만으로 충분하며, 골-관절이 불안정하거나 수술 후 불안정성이 발생되는 경우에는 신경 감압과 함께 뼈를 보완하며 시술법을 시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언제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을까?

척추 수술의 시행에 있어서 어떠한 환자를 수술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논란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적절한 상황에서 수술적 치료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 개월 동안 통증으로 고생했던 많은 환자들이 수술을 받고 즉각적인 통증의 감소와 기능의 회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모든 환자들이 항상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며 수술에 따른 합병증도 있을 것이다. 또 퇴행성 척추 질환의 자연 경과가 환자에게 양호한 결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환자를 대상으로, 언제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하는가를 판단하고 환자에게 설명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의사의 의무일 것이다.

수술적 치료는 소수의 환자에게 시행하게 되며 수술하는 의사의 입장에서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선 절대적 적응증은 진행하는 신경학적 결손이나 마미 증후군이 있는 경우이다. 마미 증후군은 여러 가지 증상들의 복합체로서 요통, 편측 또는 양측으로 방사통, 하지의 근력 약화 및 감각 이상, 내부 장기의 기능 상실, 회음부와 항문 주변의 감각 마비등이 나타내게 된다. 상대적 적응증은 6~8주간의 충분하고 적절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호전이 미미하거나 없는 경우, 하지 직거상 검사에 상당한 제한이 있으면서 심각한 신경 증상이 있는 경우,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있거나 요통, 경부통증, 상/하지 방사통이 계속 재발되는 경우가 있으며 지속적인 상하지의 동통이 환자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에 장애가 될 때가 있을 수 있다.

언제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의 물음에 공통적으로 인정되는 답은 없다. 특히나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 자연 경과에 대한 연구들을 참조하면, 증상 발현 후 첫 2개월이 자연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가능성이 가장 높었고 6개월 이상 지나면 자연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가능성은 떨어진다. 또 증상 지속 기간이 길수록 수술을 해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고 보고 하였으며, 증상 지속기간이 2개월 이상인 경우가 2개월 미만인 경우보다 수술 후 결과가 나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술을 절대로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으나 3개월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증상이 소실될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자연적으로 좋아질 것을 기대하고 지나치게 오랜 기간 동안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도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치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겠다. 더불어 환자의 나이 자체는 수술적 치료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고령의 경우 수술과 관련하여 전신적인 상태의 악화나 합병증이 증가되기는 하나 고령에서도 성공적인 감압술이 이루어 진다는 보고들이 있다. 고령의 환자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수술적 치료법으로 삶의 질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척추 수술 이후의 환자들의 생활은 어떠할까?

척추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수술적 치료 이후의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척추 관련 수술은 간단한 시술/수술이라 하더라도 재발의 위험성이 존재하기에 재발을 줄이고 만족할 만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충분히 주의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수술적 치료 이후에는 충분한 안정을 취하고 적절한 운동과 함께 일생 생활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

첫째로 척추 수술 후에 일정 기간 동안의 보조기 착용이 필요한데 이는 수술 후 통증의 감소 및 손상된 척추 근육을 지지, 보호하는 목적이다. 추간판 절제술과 같은 수술의 경우에는 약 4에서 6주가량의 보조기 착용이 필요하며 유합술 등을 시행한 경우에는 약 8주에서 12주가량의 보조기 착용이 필요하다.

보조기는 24시간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누워있거나 잘때는 착용하지 않아도 되며 너무 장기간 착용하는 것은 오히려 허리 근육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기에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상 생활의 범주는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나 통상적인 일상 생활(집안에서의 생활등)은 입원 기간 중에는 조심히 행하는 것이 좋으며 퇴원 후에는 가벼운 일상 생활부터 점점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피해야 할 행동들로는 출퇴근등과 같이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일이나 과도하게 허리를 숙이거나 펴는 등의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둘쨰로 척추 수술 후 초기에는 침상 안정이 필요하지만 너무 긴 안정은 오히려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회복이 되고 의료진이 운동을 해도 된다고 하면 가벼운 걷기부터 운동을 시작해야 하며 수술 후 약 1개월 정도가 되었을 때는 평지를 걷는 등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을, 약 2개월이 지난 후부터는 허리의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수영 등의 운동을 하면 좋다.

척추 수술 후 3개월까지는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 허리를 비트는 동작, 척추에 과도한 무리가 가는 운동은 하지 않는게 좋다. 스스로 하는 운동이 어렵거나 관리가 잘되지 않는 경우라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도수치료와 계획된 운동치료 등을 꾸준히 받으면 재활에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과장 김재현(신경외과 전문의)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과장 김재현(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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