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주요 질병의 하나로 자리 잡은 허리 디스크는 매년 그 환자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Lancet)에서 2018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5억 4000만명이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과거 퇴행성 질환으로 여겨졌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있어 심각성을 엿볼수 있다. 보통 허리통증이 발생하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하지만 요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해 단순히 허리가 아픈 것만으로 허리디스크를 단정 짓기 어렵다. 특히 허리디스크에서 흔히 나타나는 다리 저림과 같은 증상 없이 허리 통증이 오랜 기간 지속된다면 디스크 내장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디스크 내장증이란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허리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보다 더 흔한 질환으로 디스크란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척추를 보호해주는 추간판이다. 섬유륜이라는 질긴 껍질 속에 젤리 같은 수핵이 들어있는 구조로 이 섬유륜이 외부압력에 의해 찢어져 수핵이 흘러나와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 허리디스크이다.

반면 디스크 내장증은 디스크 자체의 성질이 달라지거나 내부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으로 디스크가 튀어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디스크의 압력이 올라 요통을 느끼는 병이다. 일반적인 X선 검사나 CT검사에서는 확인 어렵기 때문에 진단을 놓치기 쉬워 꾀병으로 오인 받기도 한다.

20대 젊은 층에서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요통을 일으키는 주범인 디스크 내장증은 사무직과 같이 하루 8시간 이상을 앉아서 업무를 보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 다리가 당기거나 저리는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허리 가운데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는 허리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통증은 2~3년 이상 지속되기도 하고 아물어가는 디스크에 충격이 가해지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평생 허리 통증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디스크 내장증은 교통사고와 낙상 같은 강한 외부 충격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특별한 외상이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추간판 탈출증처럼 다리 운동에 지장이 있진 않지만 시간이 지나도 허리 통증이 완화되지 않고 앉아있는 것이 힘들거나 허리를 굽혔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디스크 내장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디스크 내장증은 가급적 비수술인 치료로 요통을 관리하며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좋은데 특히 허리 근력을 키우는 것이 요통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문제가 발생한 디스크로 가는 부담을 훨씬 줄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바르지 못한 자세가 디스크 질환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평소 다리를 꼬고 앉거나 비스듬히 앉는 자세 등 허리에 무리가 가는 자세는 의식적으로 고치도록 노력하는 것도 병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디스크 내장증이 발병을 했다면 신경성형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신경성형술은 꼬리뼈 부위로 지름 약 1㎜의 주삿바늘 같은 카테터를 넣어 신경을 압박하는 파열된 디스크(추간판)에 직접 국소마취제나 스테로이드, 고농도 생리식염수를 주입, 염증을 씻어주면서 가라앉힌다. 신경 주변의 유착을 박리하기 때문에 약물이 신경 주위에 더 잘 퍼지게 된다.

통증 원인 부위에 약물을 직접 주사하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실시간 영상장치인 C-ARM을 통해 실시간 환부를 확인하며 시술하므로 시술 정확도도 매우높다. 국소마취로 시행하고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마취와 출혈에 따른 합병증 및 부작용 우려도 적은 편이며 평균 20~30분 정도면 시술이 끝나고 당이 퇴원하기에 일상으로 복귀의 걱정도 덜게 된다.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과장 유범석(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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