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사극, 코미디, 마초 액션 ··· 스크린이 즐겁다

추석과 개천절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에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영화들이 부푼 마음을 안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뜨거운 여름 극장가를 후끈 달궜던 블록버스터가 물러가고 코미디, 드라마,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그 자리를 메울 예정이다.

추석 전 일찌감치 개봉(13일)한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에 빛나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6일 개봉)가 추석까지 흥행을 이어갈 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광해 왕이 된 남자
한류를 이끄는 중심이자 월드스타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이병헌이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사극 연기에 도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인’, ‘아이리스’를 비롯해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등 로맨틱함과 거친 남성미, 매력적인 악역을 넘나드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스타성과 연기력을 갖춘 이병헌은 이번 영화에서 1인 2역을 소화해냈다.
조선 15대 왕으로 16년 간의 짧은 재위 기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폭군으로 역사에 기록된 왕 ‘광해’. 그러나 최근 광해군이 행했던 실리외교의 대외정책과 대동법 등의 민생 안정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더 이상 광해군은 비운의 폭군이 아닌 개혁 군주로 재조명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 중 “숨겨야 될 일들은 조보(朝報)에 내지 말라 이르다”라는 한 줄의 글귀에서 시작된 이번 영화는 광해군 재위 시절 사라진 15일 간의 기록을 과감한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픽션 사극이다.

(시놉시스)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는 도승지 ‘허균’에게 자신을 대신해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을 것을 지시한다. 허균은 기방의 취객들 사이에 걸쭉한 만담으로 인기를 끌던 하선을 발견한다. 왕과 똑같은 외모는 물론 타고난 재주와 말솜씨로 왕의 흉내도 완벽하게 내는 하선. 영문도 모른 채 궁에 끌려간 하선은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하룻밤 가슴 조이며 왕의 대역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광해군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허균은 광해군이 치료를 받는 동안 하선에게 광해군을 대신해 왕의 대역을 할 것을 명한다. 저잣거리의 한낱 만담꾼에서 하루아침에 조선의 왕이 돼버린 천민 하선. 허균의 지시 하에 말투부터 걸음걸이, 국정을 다스리는 법까지, 함부로 입을 놀려서도 들켜서도 안 되는 위험천만한 왕노릇을 시작한다. 그러나 예민하고 난폭했던 광해와는 달리 따뜻함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달라진 왕의 모습에 궁정이 조금씩 술렁이고, 점점 왕의 대역이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하선의 모습에 허균도 당황하기 시작한다.

▲간첩
대한민국 연기본좌 김명민이 코믹하고 말랑말랑한 생활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유혹한다.
‘하얀 거탑’의 천재 의사부터 대한민국에 강마에 열풍을 불러일으킨 ‘베토벤 바이러스’의 마에스트로, 20㎏이 넘는 체중 감량을 해 화제를 모은 ‘내 사랑 내 곁에’의 불치병 환자 등 매 작품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펼치며 연기본좌 타이틀을 거머쥔 김명민은 ‘간첩’(20일 개봉)에서 간첩이라는 특이한 신분이지만 우리 주위에서 살고 있는 듯한 평범하면서도 인간적인 모습의 김과장으로 분해 자연스러운 김명민표 생활연기로 또 한 번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시놉시스)
불법 비아그라를 판매하며 전세금 인상에 시달리는 평범한 가장, 알고 보니 남파 22년차 간첩 리더 암호명 ‘김과장’.

살림하랴, 일하랴 하루가 바쁜 억척스러운 동네 부동산 아줌마, 알고 보니 로케이션 전문 여간첩 암호명 ‘강대리’.

공무원으로 명퇴 후 탑골 공원에서 시간 때우는 독거노인, 알고 보니 신분세탁 전문 간첩 암호명 ‘윤고문’.

소 키우며 FTA반대에 앞장서는 귀농 청년, 알고 보니 해킹 전문 간첩 암호명 ‘우대리’.
간첩신고보다 남한의 물가상승이 더 무서운 생활형 간첩들 앞에 어느 날 갑자기 피도 눈물도 없는 북한 최고의 암살자 ‘최부장’이 나타났다. 일상생활에 젖어든 그들에게 10년 만에 암살지령이 떨어진다. 먹고 살기도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사상을 초월하는 이중작전이 시작된다.

▲테이큰2
납치된 딸의 인신매매범을 추적하며 ‘아버지의 이름으로’ 분노를 폭발시킨 리암 니슨이 ‘테이큰2’로 돌아온다.

공감대와 상상력을 자극해 최고의 액션스릴러로 성공한 전작에 이어 오는 27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하는 ‘테이큰2’는 ‘테이큰’으로 전 세계 메가 히트를 기록한 주인공 리암 니슨과 제작자이자 공동 각본가인 뤽 베송, 각본가 로버트 마크 케이먼이 다시 뭉쳐 1편보다 2배 더 스타일리쉬하고 박진감 넘치는 액션, 2배 더 숨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할 스토리로 돌아왔다.

이번 영화는 파리를 배경으로 한 1편과 달리 이국적인 배경의 이스탄불에서 업그레이드 된 스케일과 액션을 선보인다. 은밀하게 촬영된 게릴라 촬영기법과 위험천만 고공 옥상·난간 촬영 등 전편을 능가하는 액션으로 무장한 이번 영화는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시놉시스)
파리에서의 킴(메기 그레이스)의 납치 사건으로 조직에 치명타를 입고, 가족의 목숨까지 빼앗긴 인신매매범 일당은 브라이언(리암 니슨)에게 똑같이 되갚아주기 위해 자신들의 조직력을 총동원, 그의 뒤를 쫓는다. 한편 이스탄불을 여행 중이던 브라이언과 전처 레노어(팜케 얀슨)는 알 수 없는 일당의 기습을 받고 납치되지만, 킴만은 극적으로 놈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난다. 낯선 도시 이스탄불에서 복면에 가려진 채 어디론가 끌려가는 브라이언. 캄캄한 어둠 속에 갇힌 그는 오직 소리에만 의존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간다. ‘1,2,3…우회전, 1,2,3… 뱃고동… 1,2,3… 피리소리…’. 놈들의 감시를 피해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브라이언은 이제 위기에 빠진 킴과 레노아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전직 특수 요원의 실력을 발휘해 놈들을 역추적하기 시작한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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