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와과 전문의로써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의학적 용어는 ‘추간판 탈출증’이라 한다.

등뼈인 척추와 척추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젤리 같은 섬유륜인 추간판(디스크) 속의 수핵이 빠져 나오거나 터져서 척추 신경을 압박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는 척추 질환으로 허리디스크가 발생하면 상태에 따라 통증을 비롯해서 다리 저림, 감각이상, 마비 등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허리가 아파 진료실을 찾았을 때 환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질문을 모아 허리통증이 있는 분들게 알리고자 한다.

Q1.날씬한 사람보다 뚱뚱한 사람이 디스크환자가 많다는데 체중과 관계가 있나요?

자세가 구부정한 환자가 과체중이 되면 척추의 굴곡력과 디스크를 누르는 압박이 더 커지게 되고 추간판의 압력을 증가시키면서 디스크가 후방으로 탈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평소 자세가 좋지 않아 척추가 많이 구부러져 과신전된 환자는 복부 뱃살이 증가하면 복근이 약화되며 뱃살의 무게를 이기기 위해 척추는 더 과신전돼 척추 후관절 등 척추 주위 조직의 부담이 증가면서 요통이 심해질 수 있다.

Q2. 허리디스크는 노인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인가요?

허리디스는 과거 나이가 들면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스포츠 인구 증가, 교통사고,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서 일하는 등 잘못된 자세를 취하는 사무직이 늘며 젊은 층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척추에 부담을 주는 과체중과 비만도 허리디스크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19년 한 해 허리디스크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6만3806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약 16%를 10~30대 젊은 환자가 차지한다.

Q3. 허리디스크는 모두 수술을 해야 하나요?

허리디스크는 디스크의 손상과 탈출된 정도에 따라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차이가 있는데 디스크 초기의 경우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같은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추간판이 중기 이후로 진행되어 많이 돌출하거나 수핵이 터져서 척추 신경을 많이 자극하면 한쪽 다리 감각 이상과 마비 같은 심각한 상태로 악화할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연구와 보고에 따르면 허리디스크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약 10% 이내로 실제 진료실에서도 비슷한 통계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 비수술 치료와 운동 등 재활치료로 증상을 호전될 수 있기에 허리디스크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보존적인 치료를 한 달 이상 진행해도 증상이 지속되고 대소변 장애, 성기능 문제, 마비 등이 동반하면 바로 수술을 받아야 힌다.

Q4. 임신과 출산, 산후조리 과정에서 허리디스크가 생길 수 있나요?

임신부는 태아의 무게에 따른 체중 증가 탓에 허리 척추 뼈가 앞으로 볼록하게 굽은 요추전만이 발생하여 요통이 생길 수 있으며 산후조리 과정에서는 회복을 위한 제한된 육체활동, 모유수유, 목욕시키기 등으로 구부정하게 앉거나 허리를 구부리는 시간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때 허리디스크가 발생하거나 악화할 위험이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틈틈이 허리를 곧게 펴주고, 좌우로 움직이는 가벼운 스트레칭이 필요하며 모유수유를 할 땐 구부정한 자세를 줄이기 위해 가급적 낮지 않은 수유자세가 필요하다.

이외에 간혹 임신 시 발생할 수 있는 요통에는 류마티스성 질환의 일종인 ‘염증성 척추염’이 발생하는데 염증성 척추염이 생기면 아침에 통증과 허리의 뻣뻣함을 느끼는 ‘조조강직’ 증상과 골반통증을 유발하는 ‘천장관절염’을 동반하게된다.

Q5. 허리 디스크 환자에게 침대와 바닥 중 어디가 수면에 도움이 되나요?

척추 디스크 환자는 앉거나 선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에 수면 상태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너무 꺼지지 않는 적당히 단단한 매트리스가 권장된다. 일상생활 중 앉을 땐 바닥에 앉는 좌식보다 의자를 이용해야 척추가 구부정해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Q6. 술,담배, 커피가 요통을 악화시키나요?

장시간 앉은 자세로 음주 시 복근과 등 근육이 이완되어 척추의 굴곡력과 디스크에 전달되는 압력이 증가하여 허리디스크 환자에겐 좋지 않다. 커피는 카페인 성분이 있어 많이 마시면 뼈의 칼슘이 빠져나가서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지만 요통과의 직접적 연관 관계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흡연은 척추 뼈 및 주위 조직의 혈액순환을 감소시켜서 디스크, 척추 인대 등의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Q7. 허리디스크 증상 개선을 위한 기립근 강화운동으로 윗몸 일으키기 좋지 않나요?

허리 통증이 있는 요통 환자의 통증 감소와 재발 방지를 위해서 복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복근 자극운동을 권장하나 윗몸 일으키기는 척추의 굴곡력과 디스크 압력을 높여서 허리디스크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는다.

허리디스크 환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요통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운동은 수영으로 중력으로 인한 압력을 줄여줘서 권장하고 있다. 물 위에 떠 있거나 누워있는 자세는 디스크, 척추후관절, 척추 주위 근육 등에 부하가 가장 적은 자세이며 등‧엉덩이‧배 근육을 이완 및 강화에도 좋은 운동이다.

하지만 허리디스크가 막 발생한 급성기 환자의 경우 피하는 것이 좋으며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접영은 권장하지 않는다.

Q8. 내과 질환인 신장(공팥)문제로도 요통이 발생하나요?

급성 요통이 발생 시 허리디스크와 감별해야 할 대표적인 질환이 신석, 요석, 신우신염 등으로 신석과 요석은 급성 요통 증상을 보이지만 척추관절의 움직임과는 상관없이 급격한 통증과 회복이 반복한다. 신우신염은 옆구리 부분의 통증과 압통을 호소하지만 고열과 근육통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다.

Q9. 부부생활이 허리 통증에 영향을 주나요?

급성기 통증 시기를 제외하면 부부생활이 요통을 악화시키지는 않는다. 허리디스크에 따른 요통 환자에게 필요한 주의사항만 지키면 부부생활에 문제는 없다.

Q10. 허리디스크 예방에 도움이 되는 바른자세가 있나요?

식탁 의자와 같은 등받이가 단단한 의자에 앉아야 하며 꼬리뼈가 등받이에 닿는 느낌으로 의자에 깊숙이, 단단한 등받이에 등의 윗부분이나 견갑골이 밀착되는 자세가 좋다. 팔꿈치는 가능한 몸 앞으로 내밀기보다 몸통 옆에 붙여야 하며 턱과 머리는 뒤쪽으로 수평하게 당겨서 귀가 어깨선 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꼿꼿이 앉아야 한다. 평소 바른 자세로만 생활해도 허리디스크를 예방할 수 있다.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과장 유범석(신경외과 전문의)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진료과장 유범석(신경외과 전문의)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