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전분기 대비 0.02%p↑
인터넷 은행 0.53% 역대 최고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던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연체율이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여 향후 부실채권 비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부실채권 비율은 0.40%로 전분기 말(0.38%)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2020년 1분기 말(0.78%) 이후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오던 부실채권 비율이 2년 9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거다. 부실채권 비율은 총대출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비율을 의미한다.

기업 여신이 8조 3000억 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대부분(82.3%)이며 가계 여신(1조 7000억 원), 신용카드 채권(1000억 원) 등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가계신용 대출이 각각 0.04%포인트, 0.03%포인트 오르는 등 상승폭이 컸는데 이에 지난 3년간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정부 지원에 힘입어 부실채권 비율이 낮아 보였던 ‘코로나 착시’가 끝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신규로 발생하는 부실채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부실채권 신규발생 규모를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조 8000억 원, 2분기 2조 3000억 원, 3분기 2조 5000억 원, 4분기 3조 원 등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향후 부실채권 비율 증가 가능성도 높다. 선행지표 격인 은행권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연체한 비율로, 연체 기간이 3개월로 늘어나면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국내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은 올 1월 말 0.31%로 전월 말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아울러 인터넷은행은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0.53%를 기록했다. 사업 초기인 만큼 대출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예견된 일이었으나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금감원은 “그간 지속 감소해온 부실채권 잔액이 증가세로 전환됐고 지난해 하반기 중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향후 기업·가계 취약 부문의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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