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한 기온차로 아침에는 춥고 낮에는 더워 옷차림이 고민이다. 갑자기 고온으로 인해 습도가 높아지더니 아침부터 봄비가 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내일 비가 오려나 하며 일기예보도 보지 않고 예측을 하신다.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아이고 허리야! 무릎이야!를 외치시시며 기상청만큼 정확한 예보를 하시며 우산 챙겨가라고 하시던 기억이 떠오른다.

과연 실제 이런 날씨와 통증이 상관관계가 있을까 궁금했다. 일반인들도 큰 의심 없이 상식적으로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도 여러 질환들이 계절성을 가진다고 말할 정도로 허리 통증 환자들 중에도 날씨에 따라 자신의 증상이 악화된다고 얘기하는 경우가 흔히 있고, 경험적으로 보더라도 계절에 따라 병원 방문 환자 수가 일정한 패턴으로 늘어나고 적어지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허리통증과 날씨와의 연관성은 의의로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다. 2014년에 호주 시드니의 다니엘 스테펜스(Daniel Steffens) 박사팀은 기온, 기압, 습도, 강수량 등의 변화와 급성 요통과는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발표 후 일반인들과 심지어 의사들조차도 그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항의를 많이 했고, 결국 같은 주제로 재연구를 통해 2016년에 다시 발표해야 했다.

재연구 결과도 연관성은 별로 없다는 결론이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그 결과를 믿지 않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스테펜스 박사팀의 재연구 결과 중에 다른 날씨 요소는 허리 통증과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는데, 높은 기온이 허리 통증과 약간의 연관성이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물론 큰 의미는 없다라고 얘기했지만 추운 겨울이 지나고 완연한 봄에 접어든 지금,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올 여름철 허리 건강관리에 대해 미리 알아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앞으로 다가올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특히 허리 건강을 위협할 만한 여러 가지 요인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는 장마철이다. 장마철에는 기압이 낮다. 이는 허리를 지탱하는 조직들 주변에 압력을 증가시켜 통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허리 척추 마디마디를 연결하는 후관절은 이러한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

둘째는 봄부터 시작되는 활발하게 행해지는 여가 및 휴가 중의 레져 활동이다. 물놀이나 등산, 여행 등의 활동들은 긴 겨울로 인해 평소 사용하지 않던 허리근육과 관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재미를 위해 무리한 동작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다 준비 및 정리운동은 귀찮다는 이유로 시행하지 않아 허리 염좌 등의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셋째로 여름과 가을에 집중적으로 찾아오는 태풍에 의한 강풍이 있다. 태풍이 오는 날씨에 강풍이 부는 경우 허리 통증 환자가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는 강풍 속에서 중심을 어렵게 유지하려다 보니 허리에 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넷째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침실의 온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날씨가 많이 더울 때 발생하는 불면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면 시간이 부족할 경우 통증은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허리 통증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불면증으로 허리 통증이 악화되거나 반대로 허리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는 경우, 양방향이 모두 가능하므로 허리 통증과 불면증은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가 있다.

허리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여러 요인들 중 어떻게 건강하게 허리를 관리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하겠다.

허리 후관절에 무리가 갈만한 상황이면 허리를 부드럽게 뒤로 젖혀주는 신전 운동과 앞으로 굽혀주는 굴곡 운동을 함께 시행해주는 것이 좋다. 또 평소 하지 않던 물놀이나 레져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허리를 굽혔다 펴기, 좌우로 기울이기 등의 준비운동 해서 그동안 사용하지 않던 허리 근육을 이완 시켜줘야 활동 중에 발생하는 요추 염좌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그리고 활동 후에는 허리 근육 이완운동과 함께 뭉쳐진 근육부위를 부드럽게 마사지하는 등의 정리운동과정을 시행해야 이 후에 발생하는 허리 근육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강풍이 부는 날씨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꼭 나가야 하는 경우, 허리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의 경우 외출 동안에만 일시적으로 허리보조대를 차는 것도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밤에 불면증이 생기지 않도록, 잠자리에서 스마트폰과 커피 등을 자제하는 등 수면 위생에 신경을 쓰고, 만약 밤에 잘 때 허리가 아퍼서 자주 깨는 경우라면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서 불면증과 허리 통증의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허리통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상 생활 속의 개선활동이 있다. 되도록 30분 이상 연속해서 앉아 있지 말라는 많은 연구들이 있다. 건강한 사람도 1시간 이상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다면 허리에 부담이 생긴다. 오랜 시간 앉아 있게 되면 중간 중간 그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이 좋다.

척추의 부담을 풀 수 있는 '미세 휴식' 이라는 개념이다. 책상에 오래 앉아 근무하는 회사원이나 학생들은 '서서 머리 위로 팔을 들어 올리는 스트레칭’ 을 권한다. 30초만 시간을 내면 할 수 있고, 따라 하기 쉬운 것이 큰 장점이다.

평소에 허리 운동을 하는 것이 요통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좋은 비결이다. 그 중 가장 좋은 것은 걷기운동으로 보통 걸음 속도로 한번에 30-40분, 평지를 걷는다. 신발은 쿠션이 좋은 운동화를 선택하고, 아스팔트보다는 말랑한 패드가 깔린 트랙이 좋다.

또한 수영도 탁월한 허리통증 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다. 자유영과 배영을 추천하며 접영과 다이빙은 허리에 좋지 않다. 물속에서 걷는 운동도 허리에 큰 도움이 되는데 특히 무릎통증으로 땅에서 걷기 힘든 환자는 물속에서 걷는 것이 무릎에 부담을 줄이면서 허리 운동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이와 함께 고정식 실내 자전거도 좋은 선택지가 된다. 하루 30-40 분 정도가 적당하며 허리를 바로 세운 자세가 좋고, 과도하게 숙이거나 과도하게 펴는 자세에서 타는 것은 좋지 않다. 30분 정도 앉아 있으면 요통이 발생하는 환자들은 15분씩, 하루 두번에 나누어 하는 것을 추천한다.

꾸준한 운동과 더불어 일상 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실천하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수면 시 하늘을 보고 누운 자세에서는 무릎 아래에 베게나 쿠션을 놓고 똑바로 누우며,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는 무릎 사이에 베개를 놓고, 머리와 목, 몸통이 일직선이 되도록 한다.

베개에 대한 질문을 진료실에서도 많이 하시는데, 비싼 베개라고 좋은 것이 결코 아니다. 실제 사용해보고 본인에게 편한 것이 제일 좋은 베개이며 베개의 높이는 어깨 높이와 같은 것이 좋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에는 허리를 등받이에 밀착시켜 앉고 특히 고개가 앞으로 나가지 않게 하고 세수를 할 때는 허리를 구부리지 말고, 무릎을 살짝 구부려 허리의 만곡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집안일을 할 때에는 몸을 숙이지 말고 상체를 펴서 일하며, 장시간 서서 있어야 하는 경우 발 받침대를 하고 발을 번갈아가며 올려두면 좋다. 설거지할 때 허리가 아픈 주부들이 꼭 명심해야 하는 사항이다. 무거운 것을 옮길 때에는 당기는 것보다 미는 것이 허리에 부담이 적고 양말이나 신발을 신을 때에는 사물에 발을 올려놓고 허리를 구부리지 말고 허리 만곡을 유지하며 신도록 한다. 운전할 때에는 상체가 뒤로 젖혀지거나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하고, 핸들이 지나치게 멀리 있거나, 무릎이 엉덩이보다 낮은 자세는 좋지 않다.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정우성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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