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9명은 창업 말리는 상황 대학들 취업 위주 지원책 펼쳐

# 사례 1. 2년째 부모님을 속이고 창업 활동 중이다. 성공적인 창업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루 빨리 성공해서 부모님의 이해와 지지를 얻고 싶어 조바심이 난다. (A대학 K군)# 사례 2. 3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힘들게 모은 3000만 원을 3개월만에 모두 털어 먹였다. 창업에 다시 도전해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고 밤낮으로 창업만을 생각하지만, 실패에 대한 주위의 시선이 따갑고 재기를 위한 여건이 여의치 않아 주저하고 있다. (예비창업자 L씨)이상은 지난 19일, 제 9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논의된 `청년 기술·지식창업 지원대책`에 참석한 발언자의 발언내용 중 일부이다.필자는 각 지역 대학으로 달려가 생생한 창업준비 현장을 둘러 보며, 청년 창업자들의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확인했다.또 그들이 진정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고, 가려운 곳을 긁어 주기 위한 정부의 지원 대책을 고민해 왔다.대학 현장의 창업 열기는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아직까지는 미흡한 수준이다. 10명 중 9명은 청년 창업을 말리고 있는 분위기이다.그나마 창업에 도전하는 1명 조차 주위의 창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창업을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청년창업 열기를 재점화 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학생과 교수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과 의지는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문제는 이들의 바로 곁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대학들 스스로의 노력이 너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현재 대학들은 취업 위주의 학생지원 프로그램 운영으로 창업에 관한 문제는 상대적으로 홀대를 하거나 도외시 하고 있다.대학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학생들의 재능을 키워 주고 잠재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면, 이와 같은 대학의 취업률 올리기 일변도의 대학 운영으로는 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대학은 기존의 취업지원과 함께, 학생의 다양한 감수성과 창의성을 길러주는 청년 창업에도 관심과 지원을 쏟아야 한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또한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성공의 요람’이 아니라 ‘실패의 요람’이라고 알려져 있다. 100개가 창업하여 99개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이 같은 힘이 ‘실리콘밸리’를 세계적인 벤처 비즈니스 대표 지역으로 발돋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연대보증, 재도전 지원 프로그램 부재, 창업실패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청년 예비창업자의 도전정신과 열정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이제 우리나라도 실패가 성공의 자산이 되도록 재도전을 돕는 제도를 확충하고, 이들을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이번에 정부가 마련한 `청년 기술·지식창업 지원대책`은 위의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창업지원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실패 이후 재도전 기회 제공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하지만 유망한 청년 예비창업자를 발굴하고 성공적인 창업에 이르도록 하는 것은 잘 구비된 제도적인 장치만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청년 창업 문제는 제도나 시스템적인 문제이기 보다는 全국민의 창업에 대한 기본 인식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번 회의에서 나타난 범정부적인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발 맞추어, 청년 창업, 실패와 재도전에 대한 全국민의 따뜻한 인식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이것이 우리 국민 모두가 청년 창업에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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