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칼럼-길을 걷다] 잘 서있고 잘 앉아있으려면
거리나 지하도 등에 붙어있는 여러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들, 특히 의사, 변호사, 학원 강사 등의 모습은 한결같이 자신감과 여유가 넘쳐 보인다. 당당한 포즈로 거의 대부분 팔짱을 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손 처리가 애매해서 그럴 수 있겠지만 수수방관(袖手傍觀)이라는 어휘가 문득 떠오른다. 손을 소매에 집어넣고 그냥 바라보기만 한다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표현인데 팔짱을 낀 채 바라보는 자세는 일단 상대방과의 교류와 소통을 거부하는 방어, 폐쇄적인 모습으로 비치기 쉽다. 한껏 단장을 하고 여유 있고 멋진 웃음을 지으면서도 왜 다들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을까. 이 참에 서있고 앉는 기본적인 동작매너에 대해 생각해봤다.
동작의 기본은 서 있는 자세에서 비롯되는데 서 있는 바른 자세는 새로 산 옷을 입고 거울에 비추어 보는 자세를 연상하면 된다. 살짝 배에 힘을 주어 등은 곧게 세우고, 가슴을 쭉 펴는 자세이다. 품위 있게 서 있는 자세의 방법들을 살펴본다.
-발 뒤꿈치를 붙이고, 발끝은 ‘V자형’으로 만든다.
-몸 전체 무게 중심을 엄지발가락 부근에 두고 몸이 위로 올라간 듯한 느낌으로 선다.
-머리, 어깨 등이 일직선이 되도록 허리는 곧게 펴고 자연스럽게 가슴을 내민다. 이때 등과 어깨의 힘은 뺀다.
-아랫배에 힘을 주어 당기고 엉덩이를 약간 들어올린다. 그리고 양손은 가지런히 모아 자연스럽게 내린다.
-얼굴은 턱을 약간 안쪽으로 당겨 고정시키며,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턱이 바닥과 수평이 되도록 하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오래 서 있어야 하는 경우에 여성은 한 발을 끌어당겨 뒤꿈치가 다른 발의 중앙에 닿게 하여 균형을 잡고 서면 훨씬 편하고 단정해 보인다. 남성의 경우 양발 넓이는 허리정도 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을 너무 벌리면 긴장이 풀린듯한 느낌을 주고, 발을 붙이고 서 있으면 경직되어 보인다. 양팔은 뒷짐을 지지 않도록 하며, 두손을 깍지 끼거나 계속 매만지지 않도록 한다.
앉아 있을 때는 어떤 자세가 좋을까. 어깨를 늘어뜨리고 머리를 떨구는 사람은 불만이 있거나 건방져 보여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므로 서 있을 때처럼 앉아 있을 때도 머리와 어깨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체의 중심이 되는 허리는 늘 반듯하게 펴고 머리와 어깨를 바로 세워 상체의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체를 바르게 하려면 앉는 자세가 중요하다. 올바르게 앉아 있는 자세의 요령을 열거해 본다.
-책상이나 식탁에서 다리를 꼬고 있으면 상반신의 앉는 자세에 영향을 주어 상체가 흐트러진 모습으로 보인다.
-앉아 있을 때 어깨와 고개가 한쪽으로 쏠리고, 무릎이 벌어지면 등이 굽어진다.
-앉아 있을 때도 허리를 반듯하게 하고 어깨와 머리를 균형 있게 바로 세운다.
-의자에 앉을 때 등이 굽어지지 않도록 등을 곧게 편다. 이때 머리를 똑바로 하고 턱을 당기고 시선은 정면을 향한다. 소파에서는 무리하게 다리를 수직으로 세우려 말고, 양다리를 모아 옆으로 비스듬히 뻗으면 편안하고 다리가 더 길어 보인다.
-1인용 의자가 아닐 경우 되도록 왼쪽부터 앉는다. 그리고 의자에 들어가고 나올 때는 원칙적으로 왼쪽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것이 보편적인 매너이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명예교수,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