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 금은방 울상

치솟은 금값에 금은방은 오히려 한숨…손님 줄어 매출 급감

2024-04-03     김동은 기자
사진= 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동네 금은방은 울상이다. 너무 비싸져 손님이 끊겨서다.

3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 3.75g(1돈) 매입가는 42만 원이다. 전날 가격보다 4000원 올랐다. 판매가 역시 37만 6000원으로 전날 가격보다 4000원 비싸졌다. 이처럼 금값이 폭등하는 이유는 이스라엘·하마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안전자산을 찾는 수요가 몰려서다. 특히 개인 투자자는 물론 각국 중앙은행마저 금을 적극적으로 구매한 것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실제 지난해 각국 중앙은행이 매입한 금은 총 1037톤이다. 전세계 연간 금 생산량이 3000톤인 점을 고려하면 3분의 1 이상을 이들이 사들인 셈이다. 금값의 고공행진으로 동네 금은방에 손님 발길은 뚝 끊겼다.

서구 정림동에서 20년 넘게 금은방을 운영하는 A 씨는 “예전에는 아이들 금팔찌 하나라도 해주려는 부모가 찾았는데 요즘은 오더라도 금값만 묻고 발길을 돌리는 손님이 많다. 금값이 너무 올라서 걱정이다”라고 토로했다.

서구 갈마동에서 금은방을 하는 B 씨도 “금을 찾는 손님이 없다. 예물이나 액세서리조차 사는 손님이 줄어 매출이 40% 넘게 줄었다”며 한숨 쉬었다.

금값의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금리가 떨어지면 예금 등으로 수익을 내기 힘들어져 안전자산 쏠림이 더욱 두드러진다. 즉 금으로 수요가 더 몰릴 것이란 이야기다.

자녀 돌 때 받았던 돌반지를 팔아야 할지 고민 중이라는 주부 C 씨는 “지금도 높은 값인데 더 오른다는 얘기에 팔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yarijjang@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