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사에 숨겨진 독립운동가 발굴 계속돼야 한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독립운동가 자료발굴TF가 최근 숨겨져 있던 2830명의 독립운동가 발굴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이 중에는 그동안 독립운동사에서 가려진 채 잠들어 있던 약 123명의 충청 지역과 관련된 독립운동가들도 포함돼 있다. 반갑고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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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자료발굴TF는 국내외 흩어져 있던 각종 자료를 조사해 3.1운동 1315명, 국내 항일 394명, 학생운동 339명, 임시정부 70명, 의열 투쟁 3명, 만주 방면 333명, 일본 방면 80명, 중국 방면 35명, 노령 방면 23명, 외국인 232명 등 2830명에 달하는 숨겨져 있던 독립운동가를 찾아냈다.
이 중에는 본적은 충청도이지만 나고 자라 독립운동을 했던 지역은 다른 곳인 경우를 포함해 약 123명이 충청지역과 관련된 인물이 포함됐다. 눈에 띄는 인물로는 충북 영동 심천 초강을 본적에 둔 이상설(李相雪)이다. 1920년 독립군 자금을 모집하고자 충남지역에서 조직된 대한건국단에 가입해 활동한 흔적이 밝혀졌고 김좌진과 밀접한 연락을 맺은 후 육혈포를 소지한 채 조선 각지를 돌아다니며 군자금을 보급하다 일제에 붙잡혀 징역 3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충남 홍성 광천에 주소를 둔 신주(申周)는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조선독립단을 결성해 조국을 위한 전장에서 활동한 인물로 공적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충북 제천 출신의 이우진(李愚震)은 적의 심장부 일본 동경에서 노동운동을 벌이는 등 조선 독립을 위해 투신하다 일경에 붙잡혀 징역까지 선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 인물들을 보면 왜 이제야 이들의 독립운동 공적이 확인됐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무엇을 했기에 독립을 위해 헌신한 이들이 늦게서야 발굴돼 세상에 알려지게 됐는지 모를 일이다. 우리의 국가보훈정책이 허술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국 헌신은 가장 존엄한 국가 존립의 가치로 인식됐다. 그런데 그동안 독립운동가에 대한 우리의 대우는 어찌했는가. 후손들 중 상당수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고, 독립운동가로 입증받기가 힘들어 유공자로 인정도 받지 못하고 사는 이들도 많다.
독립유공자와 후손에 대한 지원은 대한민국의 정체성 찾기의 출발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이번에 발굴한 독립운동가 2830명에 대해 자료를 정리해 공적에 맞는 국가유공자로 대우를 서둘러야 한다.
이와 함께 아직도 묻혀있을 독립운동가에 대한 발굴 작업은 계속돼야 한다. 남아있는 자료가 다양하고 방대해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일이지만 역사를 바로 세우고 참된 나라 사랑을 일깨우는 차원에서 멈추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