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월령가] 과채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

김지광 충남농업기술원 과채연구소장

2024-05-02     금강일보

과채는 우리 식탁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식자재 중 하나이며 비타민C와 비타민A의 공급원으로 생식과 조리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카페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과채를 활용한 다양한 음료 및 간식으로 가공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계절별 과채의 소비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이러한 과채는 수박, 호박, 토마토, 딸기, 참외, 오이를 들 수 있는데, 수박은 이뇨작용이 있어 몸속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며 호박은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A 함량이 높아 눈을 맑게 해준다. 토마토는 전립선암에 특히 효과가 있으며 딸기는 심혈관질환에 도움을 준다. 참외와 오이는 여름철 체온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최근 과채의 재배면적 및 생산량을 살펴보면 2022년 기준으로 수박은 1만 1762㏊ 48만 7167톤, 호박은 8249㏊ 26만 3099톤, 토마토는 6111㏊ 37만 8808톤, 딸기는 5745㏊ 15만 8807톤, 참외는 4686㏊ 20만 495톤, 오이는 3836㏊ 28만 1926톤으로 전체 재배면적은 4만 390㏊이고 생산량은 177만 302톤이다.

그러나 올해는 계속되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겨울철 이상고온과 함께 낮은 일조량이 과채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소비자 가격은 높아지고 품질은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되기도 하였다. 다행스럽게도 춘분을 지나면서 기온이 상승하고 일조량도 평년 정도로 증가함에 따라 4월부터는 정상적인 생육을 회복하여 과채류 수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지속되는 인건비 및 농자재 가격 상승, 유통과정의 불합리한 체계 등으로 인한 경영비 상승으로 농가의 순이익은 높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유통에 대한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 같은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과채산업이 성장하려면 유통조직의 바람직한 체계 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 한 예로 네덜란드의 경우, 농산물 유통은 생산량에 따르지 않고 철저히 품질로 경쟁하며 작목별 품질 등급을 설정하여 그에 맞는 가격을 받기 때문에 유통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시급히 작목별 품질 등급을 설정하고 품질별 가격표시제를 실시한다면 생산자의 품질에 대한 의식 개선은 물론 소비자들도 보다 고품질의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문제인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및 노령화 대체 방안도 필요하지만 이는 정부 및 지자체별 청년 스마트농업 지원사업으로 젊은 세대의 스마트농업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거우며 의지를 가진 젊은이들이 농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농업의 미래는 희망적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농업으로 생산되는 대부분의 작물이 딸기, 토마토 등 일부 과채에 집중되어 있어 다양한 작물 선택과 신품종 개발로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면 각 지자체별 지역특성에 맞는 작물의 선택과 생산량 예측을 통해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네덜란드처럼 특화작물을 생산하여 유럽국가에 판매하듯이 우리나라도 프리미엄 농산물을 생산하여 주변국에 수출하고 다른 품목들은 수입하여 소비한다면 특화작물의 부가가치도 높이면서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과채류는 채소 중에서도 특히 비타민이 풍부한 식자재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모든 국민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품질의 농산물을 풍부하게 소비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와 공해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삶에서 국민들의 건강은 나날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