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대신 위스키에 빠진 MZ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 3만톤 돌파 사상최대 하이볼 등 음용법 다양해져 인기
#. 애주가 A(27) 씨는 최근 소주잔을 내려 놓고 글라스 잔을 들고놓는 빈도 수가 늘어났다. 소주의 쓴맛보다는 시원한 하이볼의 매력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에는 소주나 맥주 대신 하이볼을 먹는 일이 많아졌다”라며 “맛도 다양하고 도수 자체가 높지 않아 친구들끼리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선호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위스키 열풍이 가시질 않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위스키와 탄산수, 토닉워터 등을 섞어 먹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수입량은 전년도 대비 13.1%(3548톤) 증가한 3만 586톤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2000년) 역대 최고치로 2만 7379톤이 수입됐던 2002년의 수입량을 20년 만에 갱신한 것이다.그간 국내 주류시장은 희석식 소주가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주류시장의 주류를 이뤘다. 반면 과거 위스키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것은 물론 고급 주점 외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다. 소위 어른의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인해 이른바 ‘부어라 마셔라’로 대표되던 음주 문화가 과거보다 다소 완화됐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혼술과 홈술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로 인해 소주 대신 위스키 등의 고급술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커진 것이다.
특히 탄산감, 가벼운 맛을 지닌 하이볼이 인기를 끌게 된 점도 위스키 수입량을 끌어 올렸다. 역대 최고를 기록한 수입량과 달리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2억 5957만 달러)이 전년보다 2.7% 줄어든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하이볼의 경우 고가의 프리미엄 위스키보다 중저가 위스키를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로 인해 수입량과 수입액이 엇갈렸다는 것이 주류업계의 설명이다.
대전 한 주류판매점 관계자는 “SNS를 통해서 하이볼 등 위스키의 음용법이 많이 공유되면서 젊은층을 위주로 인기가 늘어났다. 소주·맥주와 더불어 주류 문화로 안착하고 있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