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첫 퀴어문화축제 앞두고 긴장 고조

6일 소제동서 대전퀴어문화축제 보수단체, 같은날 맞불 집회 예고

2024-07-01     김지현 기자
▲ 대전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1일 대전역 서광장 앞에서 제1회 대전퀴어(성소수자)문화축제 ‘사랑이쥬-우리 여기 있어’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제1회 대전퀴어(성소수자)문화축제 ‘사랑이쥬-우리 여기 있어’가 6일 개최되는 가운데 보수단체 역시 같은날 대규모 반대 집회를 예고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전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일 대전역 서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퀴어문화축제는 최초 계획보다 더욱 커진 규모로,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33개 단체가 함께 만드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소제동은 대전이라는 도시가 뻗어나간 역사적인 출발점이며 대전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통하는 장소다. 대전역에서 퀴어문화축제의 출발을 알리며 다양성과 포용, 해방의 가치가 대전으로 또 온세상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퀴어축제가 열리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자치구는 공원 사용을 불허했고 혐오세력은 성소수자 혐오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곳 대전에서 퀴어문화축제를 열 것이다. 퀴어문화축제는 그 자체로 차별에 저항하는 움직임이자, 그 누구도 우리의 존재를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알리는 축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퀴어축제를 통해 대전에 살고 있는 퀴어의 존재를 가시화하고 모든 사랑의 형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대전퀴어문화축제조직위 박선우 공동집행위원장은 “멀리 강원도 춘천부터 제주도 서귀포까지 전국 곳곳에 성소수자는 존재하고 있다. 충청권에도 있지만 퀴어문화축제는 없었다”며 “퀴어는 우리 동료이자 시민이다. 퀴어문화축제를 통해 성소수자를 가시화하고 사람들이 모르는 퀴어를 알려 편견을 해소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더했다.

보수단체 역시 같은날 ‘대전을 살리고, 가정을 세우는 건강한 가족 시민대회’를 개최해 퀴어문화축제에 맞설 것을 예고했다. 퍼스트코리아시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청소년에 대한 악영향, 지나친 노출이 우려스럽다. 대회를 통해 공공장소에서의 퀴어 행사 확산을 막겠다”며 “차별금지법을 막아온 건강한대전을만들어가는시민연대 외 70여 개 단체는 퀴어축제를 규탄한다”라고 반발했다.

퀴어문화축제는 6일 오전 11시 대전 동구 소제동 일대에서 개최된다. 27개 부스행사를 시작으로 오후 1시 개막식, 음악과 연극 공연, 퍼포먼스를 비롯해 오후 4시 30분부터 행진(소제동~중구 은행동)이 있을 예정이다. 퀴어문화축제 당일 500~1000여 명이 대거 운집할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하고 있다.

대전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1일 대전역 서광장 앞에서 제1회 대전퀴어(성소수자)문화축제 ‘사랑이쥬-우리 여기 있어’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퍼스트코리아시민연대가 1일 대전역 서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퀴어문화축제에 맞설 것을 예고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김지현 기자 kjh0110@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