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중소기업 대탐방:대전 강소기업들] 데이터·개인정보 보호 앞장서는 지란지교데이터 유병완 대표

2024-07-08     조길상 기자

과거 ‘철밥통’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안정성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던 시절이었기에 한 직장에서 정년퇴직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했던 때다. 그러나 최근 ‘평생직장’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또는 자신의 꿈을 좇아 도전을 결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한 곳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걸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지란지교데이터 유병완(50) 대표가 그들 중 하나다. 27살의 나이에 입사해 회사와 역사를 함께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시조새
유 대표는 회사 내에서 ‘시조새’로 불린다. 회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그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입사 초기에는 제품 테스트, 매뉴얼 작성, 고객지원, 사내 홈페이지 관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내부에서 수행하던 업무 이외에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 정확히는 직접적인 매출을 발생시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깊어졌고 우연히 보게 된 정보통신연구진흥원(훗날 IITP, NIPA)의 사업공고에 무작정 제출한 제안서가 채택됐습니다. 이로 인해 대덕연구단지 중심으로 SI 사업을 수행하는 대덕밸리사업부가 생겼고 이후 시장영역을 확장해 EP사업부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사업영역의 확장은 즐겁지만 고단한 일이다. 사업 규모가 커지던 그때 유 대표는 밤을 낮 삼아 일했지만 노력 대비 떨어지는 수익성, 나날이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했고 해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2006년 SI 사업이 줄줄이 수주에 실패하고 실적 때문에 괴로웠습니다. 다행히도 그해 8월 사업부 첫 솔루션인 WEBFILTER를 출시하면서 개인정보보호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이어 SERVERFILTER, PCFILTER 등이 출시되면서 EP사업부는 개인정보보호센터가 됐고 이후 분사해 지란지교데이터가 됐습니다.”

유 대표는 회사의 장점 중 하나로 소통을 꼽았다. 누구 하나가 계획을 세우기보다 팀원들 스스로 고민해 제안했고 그것을 어떻게 해 나갈지를 모두가 머리를 맞대 해결책을 찾았다.

“지나온 과정을 돌이켜 보면 첫 출근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성취하며 직접 꿈을 이뤄가는 재미있던 과정이었습니다. 지란지교데이터는 근속연수가 오래된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만큼 끈끈한 연대감이 있고 함께 성장해 온 만큼 앞으로 많은 어려움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믿음도 있습니다.”

◆ 인재가 중요한데
사원에서 시작해 이제는 대표 자리에 오른 그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인재 수급’이다. 인재 수급의 문제는 비단 지란지교데이터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전은 물론 지방의 대다수가, 또 수도권에서도 비슷한 일이다.

“지방에선 인재를 뽑기가 정말 힘이 듭니다. 서울·경기권에서도 비슷합니다.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기술 고도화를 시킬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데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달라지면서 복지에 대한 요구도 높아졌고 대부분의 회사가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지란지교데이터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큰 회사들과 비교했을 땐 한계는 존재한다.

“회사 한쪽엔 직원들이 쉴 공간을 간식과 함께 마련해 놨고 유연근무제, 개인 계발을 위한 지원 등 다양한 복지제도를 펼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겠지만 다행히도 퇴사율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꾸준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유 대표는 실질적인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피력한다. 기업의 성장에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사람이 모여든다는 의미다. 사람이 모인다는 건 결국 지역의, 도시의 성장과 직결된다.

“기업에 대한 지원도 좋습니다만 지역 기업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게 청년 임대 등을 통해 주거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부족한 인건비를 채워주는 것이 되겠지요. 실제 지원을 받는 직원들의 평가는 긍정적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지원이 늘어난다면 최근의 인구 유출, 지역 소멸 등의 문제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 트랜드 리더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유 대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술은 빠르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보안업계에겐 그만큼 보호해야 할 영역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죠. 새로운 보안 영역이 등장할 때마다 그에 맞는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해당 분야 인재를 찾아 알맞은 기술을 접목해야 하는데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모두 어려운 일이죠. 결국 시스템적으로 이를 해결해야 합니다.”

검증된 방법으로 지속 가능하고 효율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유 대표.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놈이 강한 것이란 말처럼 끝까지 살아남는 것을 지향하는 그가 직원들과 함께해 나아갈 미래가 기대된다.

“같은 제품, 같은 사람으로는 우상향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씩 성장할 수 있겠지만 점프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 고민하고 신제품을 선보이려 합니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지란지교데이터는
데이터 보호 활동을 넘어 보편·실용적인 Real Data & Privacy Care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 보호 전문 기업이다. 데이터 보호를 고민하는 기업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개인정보 보호 공공시장 점유율 1위라는 결과를 얻었다. 또 메인터넌스(유지보수) 재계약률 90%, 단골 고객 비율 68.5% 등 고객에게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