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중소기업 대탐방:대전 강소기업들] 국내 유일 타이틀에 머무르지 않는다…니바코퍼레이션 백창근 대표

2024-07-22     이재영 기자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욕심을 부리는 순간부터는 벽에 부딪히기 십상이다. 이러한 구절은 넓게는 인생, 좁게는 일과 기술 측면에서도 쓰일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진리다. 재밌는 점은 니바코퍼레이션의 백창근(51) 대표 얘기다. 리튬금속과 자신의 기업을 통한 탄탄한 밸류체인마저 일궈냈다는 맥락에서다.

◆틈새를 공략하다

백 대표의 시작은 연구개발이다. 2006년 당시 미국 공학대학에서 화학공학 박사를 취득하고 배터리에 몰두하던 그는 연구와 개발을 끊임없이 해가던 와중 백 대표는 국내에서 리튬금속을 자체 생산하는 곳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의 빈틈을 파고 들었다는 얘기다.

“리튬이차전지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왔었는데 제가 생각할 때는 리튬금속을 다루는 회사는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리튬금속을 만드는 곳이 없고 전량 해외수입을 하는 실정이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국산화 개발을 해서 국내에서도 자체적인 공급망을 갖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르긴 하지만 리튬금속이 고용량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직접 생산해봐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2012년부터 국내 기업에서도 배터리소재를 개발하던 백 대표가 니바코퍼레이션을 차린 것이 2016년이다. 2019년부터는 법인 설립 전환을 통해 외부투자를 받는 등 리튬금속 개발에 이어 본격적인 기업 시장에도 뛰어 들었다.

◆기술력이 자부심이 되다

바다를 항해할 때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 당장 눈 앞에 들이닥치는 파도와 해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백 대표는 닻을 올리는 것이 힘들었다. 닻을 함께 들어줄 사람들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리튬금속의 경우 애초 관련 분야에서 몸담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연구개발의 핵심은 결국 인력이라는 점이다. 제아무리 뛰어난 리더라도 이를 보필해줄 이들이 없으면 삐거덕거리기 마련이다.

“리튬금속 기술 개발을 하는 데 하나부터 열까지 자체 개발해야 되다 보니깐 어려움이 있습니다. 회사 자체가 크지 않다보니 말이죠. 리튬금속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데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지금도 전문 개발자를 데려오는 것은 중소기업들의 영원한 숙원이지만 다행히도 백 대표의 회사는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그러한 결실의 비결은 백 대표가 꾸준히 개발해온 특허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술력에 있단다.

여기에 백 대표가 수 년간 구축해온 리튬금속 자체공정 시스템도 크게 작용했다. 중소기업이 자신들의 가치를 비약적으로 끌어올 수 있는 데에는 단순히 뛰어난 기술도 있겠지만 제품을 기업 내에서 가공하고 만든 뒤 리사이클링까지 한다는 것은 여간 보통 일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저희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리튬금속을 리사이클링해서 회수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밸류체인을 구축해서 재료도 직접 만들고 재료비를 절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폐리튬금속을 리사이클링하기에 가격적인 경쟁력을 확보 가능한 것은 물론 리튬금속을 빠르고 신속하게 설계해서 납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넓은 시야 통해 더 큰 무대로

리튬금속뿐만 아니라 연구개발을 주력으로 삼는 기업은 결국 인력은 물론 돈과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백 대표도 시행착오를 수없이 많이 겪었을 터다. 특히 그는 경영지식이 비교적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창업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단다.

기술을 갖고 있는 엔지니어들이 기술개발에만 매진하는 등 말이다. 다만 백 대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술 개발에만 몰두하지 말라는 것이다.

“창업적인 측면에서는 누누이 강조하지만 창업은 어떻게 되든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기술만 있는 공학자들이 기술 개발에만 몰두하다가 기술이 개발되면 사업이 잘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기술은 기술이고 제품판매는 다른 얘기입니다. 기술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서는 자금 등이 소진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기술 개발은 하되 판매 활동을 통해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서 같이 가줘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그것이 회사를 버텨나갈 수 있고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처럼 백 대표가 수없이 겪었던 기술과 기업 경영에서의 시행착오는 그를 성장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 그는 국내 유일의 리튬금속 소재부품 제조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고 화학과 의약 시장에 이어 해외로도 발을 넓히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오늘도 고심을 거듭한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