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함이 가득한 교사일지] 우당탕탕! 시끌벅적! 이것이 선생님의 삶이었어?

김득범 대전서중학교 교사

2024-08-06     금강일보

우연한 기회로 금강일보 오피니언란에 칼럼을 기재할 수 있게 되었고 오늘은 그 두 번째이다.

지난 칼럼은 ‘사도(師道)’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보았다. 다시 읽어보니 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제목과 내용으로 소위 ‘이불킥’을 하게 만드는 부끄러움만 남긴 듯하다. 그저 넓은 아량으로 교사일지의 서문(序文)이라 여겨주길 독자들에게 바랄 뿐이다. 교사일지의 두 번째 장부터는 본격적으로 3년 차 초짜 교사의 솔직한 경험을 담아내고자 한다.

교사를 꿈꾸며 열심히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교사의 삶을 이상적으로만 생각했었다. 학생들과 항상 소통이 잘되고 수업은 의도대로 이루어지며 교무실에서는 드립 커피를 내려 마시며 여유 있게 수업을 준비하는 그런 낭만 있는 모습 말이다. 하지만 역시 꿈과 현실의 괴리는 냉혹하게 다가오는 법. 마치 어미 새가 먹이를 물어다 주기를 기다리는 새끼 새처럼 나를 바라보고, 복도와 교실에서 언제나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왁자지껄 웃고 떠드는 학생들을 마주해야 한다. 학생들이 한바탕 휩쓸고 가면 밀려오는 업무를 처리하기에 급급하며 다음날 수업을 준비하고 종종 야근도 하며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한 학기를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간다. 항상이라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다. 시끌벅적하여 정신없고 매일 업무에 쫓기며 야근도 자주 하는데 왜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을까? 의자에 반쯤 누워 곰곰이 생각해보는 찰나, 모니터 한쪽에 붙여 놓은 무언가가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작년에 한 학생이 영어 수업 시간에 그린 캐릭터 그림이라며 “선생님, 이거 누구게요? 선생님이잖아요~”라며 내게 건넸다. “그래. 고마워.”라고 대답하며 절로 웃음을 지었고 학생이 나가자마자 잽싸게 모니터 한켠에 붙였다. 선생님을 귀여운(?) 모습으로 그려준 학생에게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해본다.

방학이 2주 정도 남았다. 그 말은 2주 뒤면 다시 우당탕탕 사건·사고의 연속인 삶이 다시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그래도 개학 날을 생각하면 설렘의 감정이 느껴지는 것은 역시 ‘학생’들 덕분이다. 어떤 직업에서도 누릴 수 없는, 선생님만의 특권이 바로 학생과 지내며 느끼는 보람이지 않을까? 그 흐뭇한 감정은 그 어떤 피로회복제를 가져다줘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2학기가 되면 수많은 업무처리와 수업 준비를 하며 힘들어할 것이다. 또 언제나처럼 학생들과 웃고 떠들며 수업을 하고 쉬는 시간에 복도에 나가 뛰지 말라며 학생들에게 잔소리를 마구마구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또 나에게 미소를 머금을 수 있게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