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스로드] 한화이글스의 발 빠른 외부수혈, 이젠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화이글스가 지난 주 내야수 심우준, 투수 엄상백과 외부 FA 계약을 마쳤습니다.
유격수 심우준은 4년 최대 50억 원, 선발투수 엄상백은 4 최대 78억 원의 거액을 투자했습니다. 총액은 최대 128억 원, 보장액만 108억 5000만 원에 달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번 영입은 한화이글스 전력에 분명 플러스라는 평가와 함께 과도한 지출과 중복투자라는 비판도 공존하고 있습니다.
물론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합니다. 최근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단순한 가을야구 진출로는 부족합니다. ‘우승’해야 합니다.
◆내야와 선발에 투자한 한화이글스
심우준은 지난 2014년 2차 특별지명 전체 14번으로 KT에 입단한 후 올해까지 1072경기 0.254(2862타수 726안타) 31홈런 275타점 156도루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일단 센터라인의 중심을 잡아 줄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며 기록에서 알수 있 듯 빠른 발과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KT에 호명된 엄상백은 올해까지 통산 305경기(764.1이닝)에서 45승 44패 3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올 시즌에는 29경기(156.2이닝)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 데뷔 후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을 달성했습니다.
이번 FA 영입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확실하게 메운 한화입니다.
류현진이 돌아오면서 탄탄할 것만 같았던 올 시즌 선발진은 시즌 초반 김민우의 부상과 2명의 외국인 투수의 부진, 그리고 시즌 후반 문동주의 부상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나면서 완벽한 선발진 운영이 불가능했습니다.
엄상백의 합류는 선발진 뎁스 강화에 분명 플러스 요인으로 보입니다.
심우준 또한 현장의 요청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확실한 주전 유격수 자원으로 팀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FA 영입에 약 500억 원
하지만 과도한 지출이란 평가도 함께 공존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선수들인 것은 맞지만 성적에 비해 비용이 크다는 우려입니다.
2022시즌 후 채은성 6년 90억 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안치홍 4+2년 72억 원이란 굵직한 계약으로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이밖에 모든 FA 계약을 더하면 최근 3년간 FA 영입에만 약 500억 원에 달합니다.
그럼에도 한화이글스의 성적은 늘 하위권이었습니다.
금액만 놓고 보면 가을야구가 아니라 우승에 도전해야 하는 수준의 투자인데 말이죠.
올해만 놓고 보면 류현진과 안치홍에게 242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올해 성적은 66승 2무 76패 8위. 지난해(58승 6무 80패 9위)보다 순위는 2계단, 8번 더 이기고 4번 덜 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순위만 놓고 보면 한 계단 상승하는데 121억 원이 사용됐고, 승수만 따지면 1승당 30억 원이 투자된 셈입니다. 매우 비쌉니다.
결국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이야깁니다.
◆우려스러운 내야 중복투자와 육성 실패
한화는 하주석과 이도윤, 황영묵 3명의 유격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주석이 이번 FA로 신청하면서 팀 내에 남을지는 변수입니다.
하주석의 성적은 올해까지 875경기 0.265(2892타수 767안타) 49홈런 339타점 81도루입니다.
심우준과 비교해 출전경기수와 도루에서 차이 나긴 하지면 타격 지표는 오히려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하주석과 계약을 하지 않는다’ 혹은 사인앤트레이드가 아니면 사실상 중복 투자라 보여집니다.
한화는 최은성을 시작으로 안치홍, 그리고 올해 심우준까지 매년 내야에 투자를 했습니다.
물론 최근 굵직한 외야수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과연 이같은 행보가 팀에 도움이 될지 걱정스런 부분이긴 합니다.
야수부분 한화의 문제는 내야라기보단 ‘확실한 주전이 없는 외야’이기 때문입니다.
한화 주전 외야수는 외국인 타자가 아니면 없다고 봐야합니다. 물론 최인호, 장진혁, 유로결, 임종찬, 이진영 등 유망주가 많지만 이들 모두 주전은 아닙니다.
이명기와 노수광 등 영입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급기야 내야수 김태연을 외야로 돌려 출전시켰고, 다행히 자리 잡아 이제 김태연은 사실상 주전급 국내 외야수 자원으로 분리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김인환, 문현빈 등이 내야와 외야를 전전했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우려일 수 있습니다. 결과가 좋다면 다 별일 아닌 의미 없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려를 지울 수 없는 이유는 또다시 과거를 답습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과거 한화는 이용규와 정근우, 정우람, 송은범, 배영수, 권혁 등을 FA로 영입, 암흑기 탈출을 외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죠. 그래서 강한 팀이 되기 위한 ‘육성’을 외쳤고, 그 후로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화는 최근 몇 년간 다시 외부 수혈을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또 ‘육성’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또다시 ‘외부 영입과 육성 모두 실패’라는 과거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이 같은 우려가 단순한 기우에 그치려면 결국 성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단순한 가을야구가 아니라 우승으로 말이죠.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