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선 시집 '별들의 위로'.. '노래하며 춤추는 봄의 마음들 곁에서, 빛을 잃은 이들을 잊지 말기를 바라며'

- 장재선 시집 『별들의 위로』

2024-12-04     김나래 기자

장재선 시집 '별들의 위로'가 발표됐다.

‘멀리서 보면 아득히 빛나는 별이어서 좋다. 가까이 만나면 동시대를 함께 걷는 벗이어서 정겹다. 이 책에서 시(詩)로 만난 스타들이 그렇다.

나는 이분들에게 빚을 크게 졌다. 일상의 나날에서 상실감, 우울증, 치욕감으로 휘청거릴 때 이들의 영화와 드라마, 노래에서 위로를 받았다.

어찌 나 뿐이겠는가. 곡굉지락(曲肱之樂), 몸 누일 곳 없어서 자기 팔뚝을 베고 누운 처지여도 애써 즐거움을 찾으며 웃고 사는 이가.’

장재선은 시집 『별들의 위로』 여는 글에 이렇게 적었다. 이걸 보면, 그는 우리 시대를 건너가는 여느 사람처럼 일상의 나날에서 상실감, 우울증, 치욕감을 겪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스스로를 격려하며 나날을 견딘다. 그때 그는 현실을 잠시 잊을 수 있는 가상의 세계, 즉 영화와 드라마로부터 힘을 얻었다. 대중의 정서에 소구하는 가요에게서도 위로를 받았다.

그 영화와 드라마, 가요의 주인공인 대중문화 스타들의 빛. 그것에 빚졌다는 것이 장재선의 고백이다.

시인인 그는 그 위로의 빛을 시(詩)에 담기 시작했다. 빚진 것을 갚고자 하는 마음의 자연스러운 발로였다. 언론사에 오래 재직하며 대중문화계를 취재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그 첫 번째 결실이 지난 2017년에 나온 책 『시로 만난 별들』이다. 황정순, 최은희 배우부터 걸그룹 소녀시대까지 자신이 만났던 스타들의 이야기를 시와 산문에 수록했다. 대중문화와 순수문학을 결합한 형태의 새로운 책이어서 독자의 반향이 컸다.

이 책 『별들의 위로』는 『시로 만난 별들』의 후속편 격이지만, 다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산문 비중이 높은 전작과 달리 시문에 중점을 뒀다. 시작 메모 형태의 산문은 시 작품을 이해하는 데 거드는 역할을 할 뿐이다.

저자는 이와 관련, “시문을 중시 여기는 한국인의 문화 전통을 존중하기 때문”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유를 댔다. 그는 “서울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 도어에 시를 게재하고 있을 정도로 시문을 사랑하는 우리 한국인이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이번 책은 고 송해(1927-2022) 선생부터 차은우(1997- ) 배우까지 생년 순으로 수록했다. 37명의 인물을 4부로 나눠 수록함으로써 각 부마다 한 시기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알 수 있게 했다. 저자는 앞으로도 이 작업을 할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스타가 시의 공간 속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이번엔 5편만 선보이지만, 향후 더 많은 작품을 외국어로 옮기고 싶다는 게 저자의 소망이다. 한국 대중문화 인물에 대해 운문으로 읊은 것을 외국인들도 함께 즐기기를 바라서이다.